국내 1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8전9기’로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지난 26일 실시된 예성 예솔 예한솔 등 예금보험공사가 임시로 소유하고 있는 3개 부실저축은행 본입찰 중 두 곳에 참여했다. 웰컴크레디라인, 홍콩 증권사 SC로이-유일PE 컨소시엄, 키스톤PE 등과 함께 예성저축은행 입찰에 참여했고, 예솔 인수전에서도 기업은행 KB금융 DGB금융 등과 경쟁하게 됐다.

이 중 예성저축은행 인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자사 대출자 60만명 중 30만명을 저축은행으로 이전해 이들이 7%포인트까지 싼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차별화된 구상을 밝히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7%포인트는 러시앤캐시(연 34~35%)와 저축은행(연 28%) 평균 이자율의 차이다.

저축은행 인수는 일본계 자금인 러시앤캐시의 숙원사업이다. 대부업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조달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부터 여덟 번 저축은행 인수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대부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일본 대부업체의 인수 이후 국내 여론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과 2012년에 일본 오릭스그룹과 일본 대부업체 J트러스트가 저축은행을 사들였고, 올해도 일본 SBI그룹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했다.

관건은 대부업체가 서민금융회사인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느냐에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예보가 5월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관련 내용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키스톤PE, 기업은행 등과의 경쟁이 버거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임기훈 /안대규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