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등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됨에 따라 주요 대학들이 2014학년도 수시 합격자에게 적용하는 수능 최저기준도 복잡하게 바뀌고 있다. 등급기준을 완화하거나 백분위를 함께 적용하는 등 선택형 수능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이투스청솔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는 올해 수시전형에 적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인문계 일반전형 우선선발의 경우 ‘국어B·수학A·영어B 등급 합계 4 이내’로 정했다. 지난해 ‘언어·수리·외국어 합계 3 이내’보다 완화된 기준이다. 자연계의 경우 연세대는 지난해 ‘수리가·과탐 모두 1등급’에서 올해 ‘수학B 1등급, 과탐 2과목 합계 3 이내’로 바꿨고 고려대는 의대의 기준을 ‘수리가 1등급, 외국어 1등급, 언어 혹은 과탐 1등급’에서 ‘수학B 1등급, 국어A·영어B 합계 3 이내’로 변경했다.

한양대·이화여대·한국외국어대는 올해부터 등급제와 함께 백분위도 병행 적용하기로 했다. 이화여대 수시 논술우수자 우선선발의 경우 인문계가 ‘3개 영역 1등급’에서 ‘국어B·수학A·영어B·사탐·과탐 상위 3개 영역 등급 합계 4 이내’ 혹은 ‘상위 3개 백분위 284 이상’으로 바뀌었다. 서강대는 올해 국어·수학·영어 백분위 합계 기준을 경제·경영계열 292에서 288, 기타 인문계는 288에서 284로 낮췄다.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이처럼 등급·백분위 기준을 완화하는 이유는 올해 선택형 수능이 도입돼 상위권 수험생을 구분할 등급 커트라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는 A·B형 구분이 없어 100명 가운데 4명이 1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중위권 이하 50명이 A형으로 이동할 경우 B형에 남은 상위권 수험생 가운데 2명만 1등급을 받게 된다. 중위권 이하 수험생이 11월 수능에서 얼마나 A형으로 이동할지도 어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