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이 오는 8월 열리는 '잭슨홀(Jackson Hole) 콘퍼런스'에 불참한다고 연준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 회의에 연준 의장이 참석하지 않는 것은 25년 만이다.

버냉키 의장은 개인 일정이 겹쳤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그가 화상 연설을 할지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이 대신 연설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장 및 미국 각 지역 연방은행장, 경제학자 등이 모여 금융ㆍ통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1978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시작됐으며 애초 학술적인 목적의 모임이었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버냉키 의장이 이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중요한 통화 정책을 발표하거나 암시하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2006년 취임한 버냉키 의장도 지난해까지 매년 연설했다.

그는 2010년 연설 때 2차 양적 완화(QE2, quantitative easing) 계획을, 지난해 연설 때 3차 양적 완화(QE3) 방침을 각각 시사하기도 했다.

양적 완화는 시중 유동성을 늘리려고 중앙은행인 연준이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경기 진작책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지금도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국채 및 모기지채를 매입하는 한편 기준금리가 0%에 가까운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에는 잭슨홀 미팅 이후 연준이 경기 부양 방안으로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카드를 내놨다.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대신 단기 국채를 내다 팔아 장기 금리를 낮춤으로써 장기 금리 인하와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QE3로 대체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면서 버냉키 의장이 올해 잭슨홀 연설에서 경기 부양 정책의 조기 축소 또는 종료에 대한 힌트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두 번째 연임 중인 버냉키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이다.

한편 연준은 이달 30일과 내달 1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열어 통화 정책을 결정한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