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고 입장차로 단성생식 여부 감정 실패
행정재판 항소심 재개…6월께 선고 전망


황우석 박사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만든 인간 배아줄기세포(NT-1)의 단성(單性)생식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 박사가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낸 줄기세포주 등록반려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ㆍ피고 양측은 해당 줄기세포를 제3자에게 맡겨 단성생식 여부를 감정받는 방식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감정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사건 심리를 미뤄온 서울고법 행정8부는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변론기일을 지정, 다음 달 10일 오후 3시 20분에 다시 재판을 열기로 했다.

NT-1은 황 박사팀이 만들었다고 발표한 줄기세포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확인된 것이다.

서울대조사위원회는 2006년 이 줄기세포조차 단성생식을 통해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황 박사팀은 세계 최초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후 황 박사는 질병관리본부가 줄기세포 생성의 윤리적·과학적 문제를 이유로 NT-1의 등록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이에 불복해 2010년 소송을 냈다.

1심은 황 박사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생명윤리법이 2005년 이전 생성된 줄기세포를 윤리적인 요건을 고려하지 않고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2003년 만들어진 NT-1을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법리상 질병관리본부 등록 대상이기 때문에 NT-1의 단성생식 여부는 더 살펴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피고 측 항소로 이어진 2심에서는 1심과 달리 제3자 감정을 두고 오랜 기간 다투면서 과학적인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으나 끝내 의견 조율에 실패해 법원이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됐다.

양측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음달 재판에서 20분씩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변론을 마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르면 오는 6월 중순께 판결을 선고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