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공동 4위…신지애 공동 13위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RR 도넬리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여왕'에 등극했다.

루이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천58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4타를 써냈다.

미야자토 아이(일본)에 4타 뒤진 채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루이스는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미야자토를 제치고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달 초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이어 LPGA 투어 시즌 2승이자 통산 7승째다.

3라운드 선두였던 미야자토는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준우승(20언더파 268타)에 만족해야 했다.

루이스는 대회 직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9.75점을 획득, 청야니(대만·9.13점)와 최나연(25·SK텔레콤·8.47점)을 밀어내고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미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총 5주 동안 1위에 올랐던 크리스티 커 이후 두 번째다.

루이스는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신지애, 미야자토, 커, 청야니에 이어 역대 7번째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4라운드 중반까지 2타 차를 극복하지 못하던 루이스는 14번홀(파3)에서 미야자토가 보기를 써낸 사이 파를 지키면서 1타 차로 추격했다.

15번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낚은 두 선수의 희비는 16번홀(파4)에서 완전히 엇갈렸다.

미야자토는 2번째 샷이 그린을 한참 벗어나 잔디가 듬성듬성 나있는 모래 바닥에 박히는 불운 속에 더블보기를 써내고 말았다.

반면 루이스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순식간에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이후 미야자토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루이스는 17번홀(파3)에서도 5m짜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신했다.

루이스는 "지난해 중반부터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렇게 빨리 가능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오늘 경기를 무척 잘했고 의욕이 충만했다"면서 "16번홀과 17번홀의 퍼트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자평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지영(28·볼빅)이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공동 4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005년 CJ 나인브릿지 클래식(현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지영은 2010년 이후 손목 부상과 수술로 부진을 겪었다.

올해 첫 대회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는 컷 탈락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까지 15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저력을 과시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지애(25·미래에셋)는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 등과 함께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박인비(25)는 공동 25위(12언더파 276타), 최나연과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 등은 공동 29위(11언더파 277타)에 자리했다.

지난주까지 109주 동안 세계 1위를 지켰던 청야니는 공동 59위(4언더파 284타)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