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ㆍ국무부 경고메시지…제재 기관ㆍ개인 추가
독수리ㆍ키리졸브 훈련 "전투태세 강화"

미국 정부가 북한의 최근 잇단 도발 위협에 대응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습이다.

미국은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에 이어 각종 매체를 통해 전시태세와 전투동원태세를 강조하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을 한반도는 물론 미국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판단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미국은 한반도 인근에서 한ㆍ미 양국군이 참가하는 독수리 훈련과 키리졸브 훈련을 병행하면서 무력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북한의 금융기관과 개인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등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 위협을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국제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의 호전적인 언사와 위협을 우려한다"면서 "북한은 위협이나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며, 고립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니 대변인은 그러면서 "평화의 길을 선택하고 국제의무를 준수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북한이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북한을 압박하고 고립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무효화를 선언한 정전협정의 효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정전협정은 지난 60년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해 왔다"면서 "상호 합의한 정전협정에 대해 특정 일방이 상대방의 동의없이 철회할 수 없다"며 북한의 발표에 유감을 표시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핵무장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지도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재무부는 이날 북한 정권의 탄도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조선무역은행(FTB)과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을 제재 대상에 추가, `돈줄 죄기'에 나섰다.

또 국무부는 박도춘 북한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주규창 노동당 기계공업부장,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모두 기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대상에 포함돼 있긴 하지만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 명단에도 추가함으로써 모든 압박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셈이다.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ㆍ안보ㆍ경제 당국이 동시다발적으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제재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이달초부터 진행해온 독수리 연습에 이어 이날부터 키리졸브 훈련에 돌입,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에 나섰다.

한ㆍ미 양국 국방부는 이들 군사훈련이 연례적인 방어 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군 3천여명이 동원되는 것은 물론 F-22 스텔스 전투기와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에 대한 `응징 결의'를 확인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성명에서 "키리졸브 연습은 한미 양국군의 전투태세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연습"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합참이 처음으로 연합 연습의 기획과 실행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