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탐지위성 GOCE, 지진 직후 두 차례

2년 전 일어난 일본 대지진의 충격파가 워낙 강해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서도 감지됐다고 BBC 뉴스가 10일 보도했다.

지구 중력장 및 해양순환 탐사 위성 GOCE의 자료를 분석하는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은 지난 2011년 3월11일 일본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 음파가 대기권을 뚫고 255㎞ 상공에 떠 있는 이 위성에 포착됐다고 지구물리학 연구지에 발표했다.

큰 지진이 일어날 때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초저주파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우주에서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는데 극도로 민감한 가속계를 탑재하고 있는 GOCE가 처음으로 이를 포착한 것이다.

연구진은 GOCE의 가속도계는 종전 기기보다 감도가 100배나 높다면서 지진파가 태평양 상공과 유럽 상공을 지날 때 두 차례 이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GOCE는 지구 내부의 질량 분포가 고르지 않아서 생긴 지구 표면의 미세한 중력 차이를 표시한 지형도를 제작하기 위해 지난 2009년 3월 발사됐다.

이처럼 중력 차이는 위성의 속도에 거의 감지되지 않는 변화를 일으키지만 워낙 미세해 이런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GOCE는 어떤 인공위성보다도 낮은 255㎞의 저궤도에 자리잡고 있다.

GOCE는 도호쿠 대지진이 시작된 지 30분 만에 태평양 상공에서, 또 이보다 25분 후 지진파가 유럽을 지나갈 때 대기권을 통과한 약한 신호를 포착했다.

과학자들은 GOCE의 가속계들이 배열된 방식을 통해 지진파를 3차원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초저주파의 발원을 찾았고 이것이 지진임을 밝혀냈다.

제작과 발사·운영 등에 총 3억5천만 유로가 투입된 무게 1천100㎏의 GOCE는 임무가 끝나가고 연료도 바닥나고 있는데 ESA는 오는 6월 이 위성의 고도를 230㎞로 낮춰 더욱 정밀한 지구 중력장 자료를 수집한 뒤 11월 추락시킬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