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물밑경쟁…'박근혜 정부' 초반 평가 의미도
안철수 출마 노원병 선거결과 따라 정치지형 지각변동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11일 귀국을 하루 앞두고 4·24 재보선 대전(大戰)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다.

특히 안 전 교수가 출마하는 서울 노원병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발(發) 정계개편 등 정치지형 자체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욱이 이번 재보선이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 전국 단위로 확산된데다 야권에서 이제 막 출범한 '박근혜 정부' 초반 평가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여야 간 사활을 건 일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애초 차지했던 지역이 2곳이기 때문에 야당을 2대 1의 성적으로 이기면 '본전'을 하는 셈이다.

새누리당은 집권 초반 선거라는 점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정권 출범 직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보다 낮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정부조직법을 고리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정권 초반 심판의 성격을 부여하려는 기류다.

재보선 승리를 통해 현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보선 지역 3곳 중 최대 격전지는 노원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의 출마로 선거 구도가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복잡한 고차 방정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선 현 당협위원장인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이미 지난달 21일 선관위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뒤 20일 가까이 표밭 다지기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사장을 지낸 허 전 청장은 지난해 4월 총선 때 불과 20일의 선거운동 기간에 40%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선 '젊은 피'로 불리는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을 투입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공심위 내부에선 부정적 여론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 지역구 의원이었던 홍정욱 전 의원과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재보선 공심위원장인 서병수 사무총장은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가장 경쟁력 있고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낼 것"이라면서 "야권 후보 확정 이후 공천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은 안 전 교수의 출마로 노원병 선거 구도가 혼돈에 빠졌다.

민주당에선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일찌감치 당 예비자격심사위의 심사를 통과했으나 최종 공천 여부는 안 전 교수 귀국 이후로 미뤄졌다.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공동대표가 '억울하게' 잃은 지역구에 안 전 후보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고 불쾌해하며 노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전략공천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원병 보궐선거는 안기부 X파일 사건의 잘못된 대법원 결정을 바로잡는 국민법정이 돼야 한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통합진보당도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노원병에서 야3당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야권 승리가 불투명해지는 만큼 후보단일화 논의가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공당으로서 이 지역에 후보를 꼭 내야 한다는 의견과 대선 때 안 전 교수가 후보 자리를 양보한 만큼 이번엔 민주당이 양보할 차례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대 중증장애 공약백지화, 기초노령연금 차등지급 등 공약실천이 무너지고 있는데 대한 경종이 우리가 쓸 수 있는 프레임"이라면서 "지난 대선 때 안 전 교수가 후보직을 사퇴한 공을 부정하지 않지만 민주당 후보를 낸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 영도에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4선 출신 김무성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아직 다른 후보군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비오 지역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나 부산·경남(PK) 출신 중량급 인사의 차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충남 부여·청양은 후보군이 가장 난립해 있는 곳이다.

새누리당에서 이완구 전 충남지사와 이진삼 전 자유선진당 의원, 박종선 전 육사 교장, 홍표근 전 충남도의원, 김홍조 전 한나라당 부여지구당위원장,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 이영애 전 새누리당 의원, 박남신 한국승마방송 대표 등 8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당에선 정용환 변호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홍지인 기자 sims@yna.co.kr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