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은 대한민국 부자 1번지라는 수식어 외에 명품 1번지, 디자인 특구 등의 별칭을 듣는 곳이다. 누구나 한번쯤 둘러보고 싶은 이 지역은 학동사거리, 갤러리아 동관, 청담사거리를 꼭짓점으로 연결하면 마치 삼각주 모양이다.

명품거리는 갤러리아에서 청담사거리에 이르는 일대의 도로 좌우변이다. 이곳에는 전 세계의 유명브랜드는 거의 모아놨다고 할 정도로 ‘길거리 명품 백화점’ 같은 인상을 짙게 풍긴다.

이곳 상권은 단연 명품이 주류를 이루지만 음식, 의류, 미용, 웨딩, 의료기관 등의 업종이 다양하게 몰려 있는 곳은 학동사거리 인근의 안세병원 배후지역과 디자이너클럽 뒤편의 골목일대다.

이 지역은 청담동 일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음식점이 산재해 있다. 많은 종류의 와인을 함께 팔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다이닝 라운지’들이 눈에 띠는 가운데 바닷가재, 한식, 일본식 선술집 이자까야,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웃백, 냉면·숯불구이, 보쌈 등 메뉴가 다양하다.

하지만 먹자골목처럼 들썩이는 분위기는 전혀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음식점 수 자체가 다른 먹자골목에 비하면 적기도 하지만 걸어서 다니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 일대 상권은 ‘차량족’이 대부분이어서 점포 마다 발레파킹 서비스를 해주는 가게들이 많다.


LG전자·안세병원·디자이너클럽 건물 배후상권

학동사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사거리 코너에 있는 LG 베스트샵 강남본점이다. 부자동네를 겨냥하기 위한 LG전자의 전략적 거점이다. 지난해 11월 15일 둥지를 튼 대형건물이어서 마치 이곳의 랜드마크 같은 인상까지 준다.

대각선 맞은편에는 삼성전자의 대형 가전매장이 LG전자 보다 한 달 앞서 개장했다. 국내 양대 가전사들이 최고의 부자동네에서 배수진을 친 전쟁에 들어간 셈이다. 두 회사가 대형건물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은 학동사거리의 진풍경까지 됐다.

LG전자 바로 옆에는 안세병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안세병원은 논현동에 있던 시기에 안세병원사거리라는 지명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름이 났었다. 지금은 청담동으로 이전해 오면서 학동사거리 내지 청담동의 상징이 됐다.

학동사거리에 있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 빌딩은 디자이너클럽 건물이다. 지금은 대부분 피트니스 센터로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름은 변하지 않았다. ‘엠 애슬레틱 스퀘어’가 2·3·4·5 층을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를 기점으로 좌측의 디자이너 클럽 건물, 우측의 안세병원 등 3개의 큰 빌딩 뒤편이 바로 학동사거리 상권지대다. 이 지역은 청담동이라는 고급, 럭셔리, 명품 등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도 선릉로 맞은 편에 있는 압구정로데오거리 일대의 영향도 일부 받고 있다.

따라서 고급 음식점이라고 해도 잘만 골라 먹으면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청담동 노른자위 지역에서 부자가 아니라고 해도 품위를 뽐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있다.

연예인 즐겨 찾는 헤어, 카페, 음식점 등 산재

메인 상권은 학동사거리에서 북쪽방향 첫 번째 골목인 선릉로 152길과 두 번째 골목인 선릉로 158길이다. 전자의 상권거리는 다소 먹자골목 분위기가 날 정도로 부자특별구 내 서민형 내음이 풍기지만 후자의 상권거리는 전형적인 청담동 무드가 배어 나온다.

선릉로 152길에는 버거킹을 비롯해 다닷가재집, 이자까야, 다이닝 라운지, 이탈리안 식당, 놀부 부대찌개, 남도음식 전문점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들이 있다. 다만 일반 먹자골목 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여기저리 떨어져 있는 점이 다르다.

압구정로데오길 초입인 한양타운과 선릉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선릉로 158길에는 음식점 보다는 고급의 대형 헤어 미용전문점, 성형외과, 럭셔리 바 및 카페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길에는 특히 연예인들이 자주 다닌다는 헤어 전문점과 카페가 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158길과 152길 사이에 있는 이면도로인 도산대로 55길도 한적하지만 상권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도 카페식 음식점과 저렴한 배추탕집을 비롯해 헤어점, 웨딩업체 등이 옹기종기 둥지를 틀고 있다.

도산대로 55길에서 청담사거리 방향으로 한블럭을 올라가면 청담로 57길이 있다. 이곳에는 와인 겸 식사를 할 수 있는 유럽풍 식당들이 손님들을 많이 찾게 한다. 아울러 외관이 독특하게 디자인된 일본식 식당도 맛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이들 도로를 벗어나면 4~6층 규모의 단일 건물들이 즐비한 전형적인 청담동 거리가 나온다. 이 지역은 학동사거리 인근 상권과는 다른 분위기다. 건물 마다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이 눈길을 끌면서 고급 의류 브랜드, 피부 및 헤어관리, 연예기획사 등이 곳곳에 있다.

인근 C부동산에 따르면 이곳 상권 81평의 한 와인바가 보증금 2억원에 월세 900만원, 관리비 150만원 등의 조건으로 나와 있었다. 흥정을 잘만 하면 관리비를 포함해 월세 950~1000만원 정도는 가능할 듯 싶었고 권리금은 없었다.

또 다른 부동산에 따르면 인근 일본식 선술집이 보증금 1억원, 월세 72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었다. 인근의 90평 정도인 과거 식당자리는 보증금 3억원, 월세 1500만원에 권리금이 없는 조건으로 역시 부동산에 나왔다.

이처럼 점포 월세가 비싼 곳이 대부분이지만 1층 30평짜리 한 점포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00만원 수준을 보였다. 학동사거리 배후 상권은 권리금 보다는 보증금과 월세가 비싼 것이 특징이다.

청담동 메인거리로 들어서면 약 100평을 전후한 기준으로 보증금 3억원을 호가하는 곳이 많고 5억원을 넘는 곳도 물론 여기저기 있다. 월세도 예전보다는 싸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1000만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가 워낙 높기 때문에 이들 점포의 매출이 월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고 인근 부동산은 전했다.


와인·카페·유럽풍 식사·브런치·이자카야 등 둥지

안세병원 뒷길로 들어가면 선릉로 152길과 도산대로 57길로 갈라지는 코너점에 ‘드림 스퀘어’라는 큰 간판이 보인다. 마치 뉴욕의 ‘타임 스퀘어’ 광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드림 스퀘어 건물 안에 있는 다이닝 라운지 ‘트라이 베카’는 비교적 오랫동안 청담동을 찾는 손님들에게 발길을 끌게 하는 곳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겸 라운지 바인 이곳은 여전히 이름난 식당으로 많이 회자된다.

바로 인근에 ‘베라짜노’는 간판이 왜소해 보이지만 청담동에서 와인과 함께 파스타 등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친구 등 지인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이곳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기 좋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베라짜노 바로 이웃한 집에는 일본식 전문점 ‘유도’가 독특한 외관으로 시선을 끈다.

인근의 ‘고센’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지만 케이크, 샌드위치, 쿠키&타르트 등 브런치를 비롯해 파스타, 철판 찹 스테이크, 홍합 치즈 떡볶이 등의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와인, 맥주, 위스키 등도 판매해 청담동에서는 이름 난 곳이다.

고센이 있는 길에 있는 ‘라 스텔라’는 청담동에서 이름 있는 헤어&메이크업 및 두피케어·네일숍이다. 연예인들이 찾은 곳으로 소문나면서 이름이 났다.

맞은편에 있는 대형 건물의 ‘이경민 포레’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대형 헤어·메이크업·스킨케어 뷰티숍이다. 이곳 청담 본점 외에도 홍대점·2호점, 신세계 명동점·영등포점, 분당정자점, 부산·일산·울산·인천·의정부점 등이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