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둥펑-16미사일 센카쿠 인근 이동배치 확인"
전문가 "센카쿠 일대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을 수도" 경고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최근 중국이 이동식 탄도미사일을 일본과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저장(浙江), 푸젠(福建)성 등 남해안지역 깊숙이 이동 배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 보수매체인 워싱턴 프리 비컨(WFB)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을 맞아 경축사절단으로 방한한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류엔둥(劉延東)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 25일 서울에서 접촉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둥펑-16은 사거리 1천㎞ 전후의 준 중거리 미사일로 센카쿠와 일본 오키나와(沖繩), 대만 등을 공격권에 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사 전문가인 리처드 피셔 국제평가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둥펑-11 개량형인 둥펑-16 미사일은 핵과 전자석 신호, 기화(氣化) 폭탄 등을 탄두에 장착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미국 함정을 겨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또 사거리 3천 ㎞의 항공모함 킬러인 둥펑-25도 배치하려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목표는 이 새로운 미사일들로 미국과 동맹국들을 압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처럼 미사일을 이동배치하는 등 각종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반면에 오바마 행정부는 수천 ㎞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일방적으로 퇴역시켜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WFB는 지적했다.

피셔 연구원은 "미국은 이제 중거리급 미사일 체제를 복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 중국 전문가였던 존 트카시크는 "중국 미사일 부대가 최초로 한 번에 10개의 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자동발사시스템을 이용, 집중 폭격훈련을 했다"면서 "미 국방부와 일본 자위대는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아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미군이 정찰감시망을 통해 둥펑-16을 포함한 중국의 이동식 미사일 재배치를 확인했다면 미·일 양국 군은 고단위 위협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며 "자칫 센카쿠 일대에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일본은 중국 군함이 일본 구축함과 헬리콥터에 공격용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미 관리들은 센카쿠 분쟁이 소규모 국지전에서 대규모 분쟁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영토분쟁과 관련해 일·중 양국 어느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군은 동맹국인 일본을 방어해줄 수밖에 없다.

앞서 홍콩의 동방일보(東方日報)는 지난 21일 군사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이 미사일을 이동배치했으며 여기에는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탄도미사일 둥펑(東風)-16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미군이 항공, 함정, 위성 정찰시스템을 동원해 이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동방일보는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 미사일부대인 제2포병대가 분쟁 중인 센카쿠와 오키나와 주둔 미군까지 겨냥하고 있다면서 이런 미사일 이동배치는 중·일 간 영토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경우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다탄두 둥펑-16 미사일을 사용, 역내 미군 및 일본 군기지에 배치된 미제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를 궤멸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도 이날 "중국 해군이 최근 상하이(上海) 해군기지에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최신 056형 스텔스 프리깃함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스텔스 프리깃함을 모두 20척 가량 건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또 중국 총참모부 군사훈련부가 올해 국가의 안위와 핵심 이익을 지키고 군의 전쟁 준비 및 전투 능력 향상 등을 위해 해군, 육군, 공군 등이 전천후 합동 군사 훈련과 실탄실전훈련 등 모두 40회 훈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해 11월 취임 후 이미 세 차례 이상 군 부대를 방문했으며 군 부대를 찾을 때마다 "언제든 싸울 수 있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일 양국은 지난 15일 '아이언 퍼스트(Iron First)'라는 작전명으로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섬 훈련장에서 적군에게 빼앗긴 섬을 탈환하는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미·일은 규슈에 미국의 고성능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 'X밴드(band)'를 금년 봄 설치키로 했다고 지난해 말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X밴드 레이더 배치 협력에는 동맹국으로서 미·일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센카쿠(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