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자금 밀물…한국증시 '큰 손' 되나
중국계 자금이 한국 증시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로 유입된 중국계 자금은 1조4180억원에 이른 반면 미국계와 영국계 자금은 각각 1조6430억원, 1조1200억원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25일 밝혔다.

중국계 자금은 2011년부터 비교적 꾸준히 국내 주식을 매입해 왔다. 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2011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월평균 순매수 규모는 890억원 수준이었다. 변화가 나타난 건 작년 11월부터다. 그달 순매수 규모를 5660억원으로 늘리더니 작년 12월과 지난 1월엔 각각 6940억원과 53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는 880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더 늘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적격 내국인 기관투자가(QDII)펀드로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우량기업으로 중국계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금의 순매수 규모가 과거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며 “지난 4개월간 중국계 자금 유입액이 2조8000억원으로 이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주식금액의 70%에 육박하면서 중국계 자금 유입이 구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계 자금 유입이 중국국부펀드의 해외자산 확대 및 민간 해외투자 활성화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 주식에 대한 본격적인 매수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중국 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를 단정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금의 해외투자는 여전히 지역적으론 미국, 종목별로는 해외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QDII펀드 분기보고서를 통해 투자내역을 확인하기 전까진 중국 자금이 국내 투자를 대폭 늘렸다고 확언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