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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금액 줄여 '장기전' 노려…이맹희, 4조서 96억으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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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家 '상속 소송' 2라운드
    청구금액 줄여 '장기전' 노려…이맹희, 4조서 96억으로 낮춰
    1심에서 패소한 이맹희 씨(사진)가 15일 항소장을 제출, 삼성가(家)의 상속재산 분쟁이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아들 이재현 CJ 회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씨가 소송을 강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선 대기업 오너 일가에서 벌어지는 재산싸움이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이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의 차동언 변호사는 “1심 판결에 승복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전체적으로 다시 다퉈보려 한다”며 “일단 청구금액을 4조원대에서 100억원대로 크게 낮췄지만 앞으로 다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1심 청구 때 이건희 회장이 가진 삼성생명 주식 2600만여주, 삼성전자 주식 79만주 등을 대상으로 했다. 재판부는 삼성생명 주식 39만2786주에 대해선 10년의 제척기간(법률적 권리행사 기간)이 지나 원고의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각하했고, 나머지 삼성생명 주식과 이 회장이 받아 간 배당금 등은 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청구를 기각했다.

    이씨는 이번엔 삼성생명 주식 10만주, 삼성전자 주식 100주 등으로 청구범위를 대폭 줄였다.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되 인지대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이씨가 소송가액을 4조원대에서 96억원으로 크게 줄이고 인지대 부담을 4600만원대로 낮춘 점에 비춰볼 때 ‘명분’과 ‘자존심 지키기’에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상징적 소송을 이어가면서 막판 타협점을 찾으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당초 법조계에선 이씨가 비용 부담 때문에 항소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미 납부한 1심 인지대만 127억원에 달했고, 1심 완패로 부담해야 할 이 회장 측 변호사비도 200억원을 넘게 내야 하기 때문이다.

    CJ 측은 이씨의 소송강행에 난처해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14일 일본에서 아버지인 이씨를 직접 만나 항소 포기를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CJ 관계자는 “1심을 통해 소송의 명분을 확보했고 화해를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이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간곡히 만류했다”며 “당사자의 의지가 강해 소송이 계속 진행된 데 대해 그룹으로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CJ는 “개인의 소송인 만큼 CJ와 분리해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이번 소송을 일정 부분 ‘측면 지원’해 온 CJ가 삼성과의 관계가 계속 악화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도 공식적 반응을 자제하는 가운데 소송이 이어지게 된 데 대해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경제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김현석/임현우/정소람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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