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별도 법인 ‘캠프 모바일’을 만들고 게임사업본부인 한게임을 분사하기로 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담당하는 법인 ‘라인플러스’도 신설한다.

NHN은 이 같은 조직 개편 방안을 6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분사하는 한게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친 뒤 올해 하반기께 재상장될 예정이다.

◆게임사업 분리

모바일 전담 법인 캠프모바일은 200명 규모로 꾸려진다. NHN이 4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설립된다.

대표는 이람 NHN 네이버 서비스2본부장이 내정됐다. 이 본부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가상화폐 ‘도토리’를 성공시킨 인물이다. NHN에선 ‘네이버 블로그’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밴드’를 만들어냈다.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손꼽히는 기획자다. NHN 관계자는 “모바일 전담조직은 남보다 앞서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게임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새 사옥에 둥지를 틀게 된다. NHN재팬 역시 포털과 게임을 분리한다.

한게임 분사는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인터넷서비스와 게임서비스 간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이질감이 더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을 성공시키려면 보다 빠른 의사 결정과 역량을 집중시키는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NHN의 모바일게임 사업은 지금까지 NHN의 한게임사업본부와 스마트폰 게임 전문 개발사인 ‘오렌지크루’를 통해 이뤄졌다.

◆메신저 라인 사업 강화

NHN 안에 있는 ‘라인사업실’도 ‘라인플러스’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다. NHN재팬과 NHN이 6 대 4 비율로 400억원을 출자해 세운다. 라인이 세계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것을 바탕으로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활로를 뚫겠다는 의지다.

라인 사업을 총괄할 대표에는 NHN재팬에서 라인 개발을 지휘한 신중호 NHN 이사를 내정했다.

NHN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려면 서비스 경쟁력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환경 대응 필요”

NHN이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은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조직이 너무 비대해졌다는 판단에서다. NHN 전체 직원은 3600여명으로 이 가운데 검색광고 사업을 맡은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이 1000명, 한게임이 600명이다. 나머지 2000명은 네이버 사업을 맡고 있다.

NHN은 동종 업체에 비해 많은 인력을 확보했는데도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지난해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나 지도, 음성검색, 소셜검색 등 새로운 서비스를 앞서 내놓기보다는 모방하기에 급급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NHN 창업자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하고 있는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NHN을 동네 조기축구동호회쯤으로 알고 다니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질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의장은 이후 NHN재팬에 머물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카카오톡’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