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서비스업체들이 지난 1일 음원 사용료를 일제히 2배 정도 인상한 뒤 음악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용자들의 이탈이 늘면서 서비스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는 출혈 경쟁에 돌입했다. 반면 작사·작곡가와 제작사 등 권리자들은 지난해보다 수익이 2~3배 늘어나 가격 인상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권리자 몫(정상가 기준)이 종전의 43%에서 60%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음악 서비스업체인 멜론의 경우 올 들어 29일까지 신규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이 10% 정도 늘었다. 월간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를 종전의 30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한 멜론은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올해 말까지 전체 가입자에게 4900원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1인당 서비스 이용료가 1900원 늘었지만 멜론의 수익은 오히려 줄게 됐다. 종전에는 서비스 이용료 3000원 중 57%인 1710원(결제수수료 포함)을 멜론이 가졌지만 이달부터는 1300원만 가져가게 됐다. 한 명당 410원 줄어든 셈이다. 권리자 몫이 지난해 1290원(3000원의 43%)에서 올 들어 3600원(정상가 6000원의 60%)으로 2.8배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권리자 몫은 음원 사용료의 73%로 높아졌다. 할인 이벤트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서비스 사업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 멜론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서비스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2주 전 1만5000원에서 이날 7% 하락한 1만3950원에 거래됐다.

무제한 스트리밍 월정액을 국내 최저가(정상가 기준)인 5000원, 할인가 4500원을 받고 있는 다음의 사정도 비슷하다. 4500원 중 권리자 몫은 정상가의 60%인 3000원이고 다음 몫은 1500원.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적기 때문에 이 금액으로는 운영비도 건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가(6000원)에서 절반을 할인한 3000원을 받고 있는 소리바다의 적자 부담은 훨씬 크다. 권리자 몫이 정상가의 60%인 3600원이므로 이용자 1명당 600원씩 손해봐야 한다. 소리바다가 출혈 경쟁에 나선 건 격변기에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소리바다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3.3%에 불과하다.

권리자 몫은 2016년까지 매년 10%씩 인상될 예정이어서 음원 서비스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음원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1~2년 내 경쟁에서 탈락한 서비스업체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불법시장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심리적으로 음원 가격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올랐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와 KT 등은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멜론은 음원 외에 영어 강의 콘텐츠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좋아하는 장르의 곡을 찾아주는 ‘스마트 라디오’, 다양한 음악 관련 이야기를 다룬 ‘뮤직 스토리’ 서비스 등도 곁들인다.

KT는 해외로 눈을 돌려 스마트폰 전용 음악 애플리케이션인 ‘지니 K팝’을 45개국에 출시했고 추가로 10개국에 내놓을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