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음료 시장 1위 브랜드인 ‘레드불’(사진)이 한국 가격을 31% 인하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레드불코리아는 이르면 다음달 초 레드불 가격을 2900원에서 2000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지난해 말 오스트리아 본사와 최종 협상을 마쳤고, 최근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 이런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8월부터 정식 수입된 레드불은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이 급성장하는 계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 ‘핫식스’가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60%대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레드불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문제였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각국의 국민소득과 레드불 가격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지나치게 가격이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레드불코리아가 경기도 어려운데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해 본사가 최종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편의점 씨유(CU)의 작년 에너지음료 판매 순위를 보면 핫식스 63.5%, 레드불 26.3%였다. GS25에서도 핫식스 61.9%, 레드불 23%로 판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레드불이 가격 인하를 계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 에너지음료 부문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빠른 성장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