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늘며 지역상권 활기, 직장인·학생 "지각 안해요"

지난 19일로 지하철 시대가 열린 지 50일을 맞은 수원시에 크고 작은 변화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이 점점 늘면서 역 주변에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지역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지각이 사라졌다? = 18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망포역(분당선 연장선)에서 만난 여고생 김단비(18)양은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줄었다.

수원에서 성남시 정자동 계원예술고등학교까지 시내버스로 1시간 40여분이나 걸리던 통학길이 지하철 개통 이후 망포역에서 정자역까지 40분이면 다닐 수 있게 됐기 때문.
직선거리는 25㎞정도지만 버스는 경유하는 곳이 많아 불편했다는 김 양은 "이젠 '한 방'에 학교에 갈 수 있어 편해졌다"고 말한다.

직장인 정현석(37)씨도 지하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수원 영통에서 서울 강남의 직장까지 좌석버스를 타고 다니던 정씨는 눈이 오거나, 차가 막히면 어쩔 수 없이 지각을 해 상사의 눈치를 보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젠 그럴 일이 거의 없다.

정씨는 "버스는 변수가 많다보니 도착 시간이 부정확해 통근용으로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지하철이 개통된 후 정말 편해졌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유동인구 증가, 지역상권 활기 = 분당선 연장선 시종점역인 망포역이 집계한 결과 지난해 12월 분당선 연장선 개통 이후 지난 16일까지 모두 48만1천130명이 역을 이용했다.

하루 평균 1만2천여명이 망포역에서 지하철을 타거나 내렸다는 말이다.

태장고등학교 방면 7번 출구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현수(52)씨는 "아직 택시 승강장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망포역 앞에서 대기하지는 못하지만 출근 시간대 망포역으로 가 달라는 손님들은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진행되던 지하철 공사로 피해를 본 지역 상권은 다시 웃음을 회복했다.

역 주변에서 저녁 모임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활기를 되찾아 가는 모습이다.

영통역 인근 중심상가 한 식당주인은 "지하철 개통 이후 연말 송년모임부터 올 초 신년모임들이 작년에 비해 훨씬 늘었다"며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서울로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모임을 한 뒤 지하철로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져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햇다.

역세권 아파트는 부동산 침체로 매매 저조세는 변함없지만 서울 강남권역에서부터 전세를 찾는 문의가 평상시보다 10% 가량 늘었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매수자가 없고, 취등록세 감면 계획이 결정되지 않아 매매가격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교통이 편리해져 전세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강준모 망포역장은 "수원시민들의 생활에 지하철이 서서히 자리잡아 가면서 승하차 인원도 매일 조금씩 늘고 있다"며 "올 연말 수원역까지 전면 개통되면 지하철 이용객은 훨씬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