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작은 고추’ 중소형주가 선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지수는 0.36% 떨어졌지만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올 들어 1.81%,3.13% 상승했다. 2012년을 496.32로 마쳤던 코스닥지수는 515를 넘어 520 고지를 넘보고 있다.

대형주가 ‘뱅가드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는 벤치마크 변경에 따라 이머징마켓 ETF에서 향후 25주 동안 총 9조~10조원 규모의 한국 주식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팔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배당을 노리고 대형주에 유입된 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매매 자금도 부담이다. 중소형주는 뱅가드와 프로그램 매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주가 상승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를 대안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도 대형주보다 내수 시장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에 긍정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랠리가 길게는 2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부채한도 증액’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아 대형주의 본격적인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중소형주 랠리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근혜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2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에게 ‘중소형주랠리를 주도할 종목’을 설문조사한 결과 파라다이스 락앤락 한국콜마 등 중국 관련 내수주와 에스맥멜파스 솔브레인 등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이 복수 추천을 받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