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고바이오, 온돌매트업체로 변신
1974년 스테인리스 핀셋과 가위 제작을 시작으로 40년간 수술기구와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솔고바이오메디칼(회장 김서곤·사진)이 최근 의료용 온돌매트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거둔 매출 340억원 중 100억원가량을 온돌매트로 거뒀기 때문이다.

김서곤 회장은 “지금까지 보조 제품군으로 생각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주력 제품군으로 삼아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매출 500억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온돌매트는 온돌의 원리를 매트 속에 집어 넣은 제품이다. 탄소 성분을 가진 숯을 발열시켜 온돌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축열판을 가열하는 2중 복사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탄소 발열체는 발열체 외부 온도와 내부 온도 차이를 스스로 인식해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게 한다”며 “화재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절전 효과가 일반 매트보다 40%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수술기구와 정형외과용 임플란트를 제작해온 이 회사가 온돌매트를 만든 이유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였다. 1991년 고수익을 내는 정형외과 임플란트인 트라우마 임플란트(부러진 척추나 관절을 고정시켜 주는 장치)를 개발했다. 정형외과 임플란트는 몸 안에 있는 관절, 뼈와 관련된 연부 조직에서 발생하는 관절염, 골수암 환자의 몸에 삽입하는 인공 치환물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외국산 임플란트를 선호해 한개도 팔리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병원에서 외국산과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솔고의 임플란트 제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그 사이 회사를 지탱해준 것은 1994년 온열매트의 전신으로 개발한 물리치료용 온열전위 치료기였다. 온열전위 치료기가 인기를 얻자 김 회장은 ‘이 원리를 이용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잠자리용 의료기구를 만들어 해외에 판매하면 새 시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온열매트 개발에 힘을 쏟았다.

김 회장은 “전도열 방식이 아닌 공기를 데우는 복사열 방식, 이른바 온돌 원리가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2008년 출시한 온돌매트 ‘온돌이야기’는 2010년 G20 정상회의와 2012년 G20 핵안보 정상회의에 공식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온돌매트를 주력 제품군으로 삼아 2020년까지 전 세계에 온돌매트 1000만장을 깔겠다는 목표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