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스백·휴리스틱스 특허에 이어 '핀치 투 줌' 특허도 무효
삼성, 배심원단 상용특허 침해 판단 '무력화' 노려

애플의 상용특허가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잇따라 무효 판정을 받음에 따라 삼성전자가 향후 법정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미국 특허청은 19일(현지시간) 애플의 '핀치 투 줌(Pinch to Zoom)' 특허(특허 번호 '915)에 대해 선행특허가 있다는 이유로 잠정적인 무효 판정을 내렸다.

이 특허는 지난 8월 삼성전자에 10억5천만 달러(약 1조1천400억원)의 배상 결정을 내린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의 침해가 인정된 6건의 특허 중 하나다.

당시 배심원단은 애플의 상용특허 3건, 디자인특허 3건에 대해 삼성전자의 침해를 인정하는 결론을 내놨었다.

특허청은 침해 결정이 난 상용특허 중 바운스백 관련 특허(특허번호 '381)에 대해서도 지난 10월 잠정 무효 판정을 내린 바 있어 배심원단이 침해 사실을 지적한 상용특허 3건 중 2건이 무효 판정을 받게 됐다.

배심원단으로부터 침해 지적을 받은 나머지 1개의 상용 특허는 두번 두드려서 화면을 확대하는 '탭 투 줌(Tap toi Zoom)' 관련 특허(특허번호 '163)다.

이 특허와 관련해서는 새너제이 지원의 루시 고 판사가 최근 공판에서 "모호하며(indefinite) (배상금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삼성 측의 논증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삼성에 유리한 상황이다.

만약 법원이 2건의 특허에 대한 특허청의 무효 판정을 인정하고 탭 투 줌 특허와 관련해 삼성의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삼성전자는 상용특허에 대한 배심원단의 침해 판정 모두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배심원단이 산정한 배상액 10억5천만 달러 중 상당 부분은 법원의 배상금 산정 판결에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법원에서 배심원단 평결 당시 배상금 중 거의 대부분인 9억 달러 정도가 잘못 산정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특허청은 지난 3일 이른바 '스티브 잡스 특허'로 불리는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디바이스, 방식,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특허('949 특허)에 대해서도 무효 판정을 내렸다.

이 특허는 지난 10월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내린 애플 승소 예비 판정에서 삼성전자의 침해가 인정된 4건 중 하나다.

ITC는 삼성전자 측의 요청으로 예비 판정에 대한 재심사를 진행 중인데,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 판정이 삼성 측에 유리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