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발사 이후 동북아 안보위기 논의한 듯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주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사와 연쇄 면담을 갖고 한반도 주변 정세와 정부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당선 축하인사차 자신을 예방한 성 김 주한 미국대사, 장신썬(張흠<金 3개>森) 중국대사,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대사, 콘스탄틴 브누코프 러시아대사과 각각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4강 대사들은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에게 각국 정부를 대표해 축하인사를 전했고, 박 당선인도 한국과 이들 국가와의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올들어 새로 출범한 각국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특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동북아 안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주변 4강과의 협력과 공조가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들어섰으며, 일본에서는 지난 1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내각을 이끌게 됐다.

대통령직을 이미 연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다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박 당선인은 성 김 대사와의 면담에서 자신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성명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축하를 보냈다.

특히 미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참사에 대해서는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우리 국민과 함께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비극적 사건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길 믿겠다"고 말했다.

성 김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모두 안부와 축하의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박 당선인을 뵙기를 무척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고, 이에 박 당선인은 "저도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국무장관을 조만간 뵙고 한미간 긴밀한 관계와 미래 관계에 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박 당선인은 "힐러리 국무장관이 약간 편찮으시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장신썬 중국대사는 면담에서 박 당선인에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했다.

장 대사는 축하인사 후 박 당선자를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며 "중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중국의 언어ㆍ철학ㆍ사상에 대한 연구도 깊다.

훌륭한 리더십 아래 한국은 더 발전할 것이고 양국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도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박 당선인은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0년간 정치를 훌륭하게 이끌어왔고 시진핑 총서기는 제가 2005년도에 한국서 뵙고 유익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며 "축하와 안부 말씀을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벳쇼 고로 일본대사도 오는 26일 총리로 취임하는 아베 총재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의 축하 친서를 전달하며 박 당선인을 축하했다.

벳쇼 대사는 "오랫동안 치열한 선거전을 이겨낸 것을 축하한다"며 "지금까지 양국 관계자 중요한 관계였지만 새로운 지도자께서 이런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도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의 압승을 축하한 뒤 "앞으로 새 정부와 이번에 (출범하는 일본) 내각이 잘 협력해 한일관계가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당선인은 비공개면담에서 "두 나라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공유하고 있지만 문제도 있다"며 "역지사지 입장으로 지혜롭게 풀어가는 것이 지도자의 사명과 의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될 때 상처를 치유하고 양국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으니 성공적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스탄틴 브누코프 러시아대사는 꽃다발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축전을 박 당선인에게 전달했다.

브누코프 대사는 "축전에서 푸틴 대통령은 박 당선인과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가 맺어지길 기대하고 있고, 러-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해 공동노력이 필요하며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에게 감사 말씀을 전해주길 당부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많은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도록 하는데 지난 10년간 많은 관심이 있던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 국민도 한러 관계에 많은 관심을 둘 것이며 (양국이) 더 협력관계를 갖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김남권 기자 quintet@yna.co.kr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