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은 16일(현지시간) 자민당이 압승한 일본의 총선 결과를 보도하면서 자민당과 아베 신조 총재가 전면에 내세웠던 '일본을 되찾자'는 구호가 군사보다는 경제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의 언급을 인용해 아베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많은 군사적인 목표는 뒤로 미루고 당분간 경제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와 자민당은 반대 정파의 난립 속에서 압승했지만 지지율은 2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국민과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살리기라는 분석이다.

최근 선거 유세에서 아베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거품이 꺼진 이후 20년간 정체되고 있는 경제 문제에 연설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또 총선에서 승리하고 나서도 총리직에 오르면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고 WP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아베가 승리를 선언하면서 재빨리 대규모 예산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는 동시에 경기를 진작시키고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부각했다.

또 엔화 가치를 낮추는 공격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해외 시장에서 일본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NYT는 강경파인 아베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의 영유권 갈등 문제로 중국과 첨예하게 맞설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그가 일본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점을 우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CNN 방송은 민자당의 압승 배경으로 민자당 자체가 인기가 많은 게 아니라 민주당 정권 지도자들이 지난 몇년간 중국의 부상에 맞서 일본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아베가 후쿠시마에서 행한 첫 선거 연설에서 일성으로 "일본의 경제력을 되찾겠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또 그가 중앙은행에 통화정책 완화를 요구함으로써 2%대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함으로써 디플레에서 탈출하고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일본은행에 정부의 채권을 사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