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성훈 씨는 최근 여섯 살 난 딸에게 입힐 겨울 점퍼를 사려고 인근 백화점 유아동복 코너에 들렀다. 유난히 색상이 화려하고 예쁜 점퍼가 눈에 띄어 라벨을 살펴보니 ‘노르딕 스키점퍼’라고 적혀 있었다. “아동복 브랜드에서 스키복도 파느냐”고 매장 직원에게 묻자 “스키장이나 눈썰매장에 데리고 갈 때도 좋지만 평소 입는 옷으로 많이 찾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스키장이나 눈썰매장에서 입는 스키복이 아이들의 겨울 외출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폭설과 한파가 잦아진 요즘 방수성과 보온성이 뛰어난 데다 디자인도 예쁜 ‘스노 패션’을 평상복으로 입히는 부모들이 늘고 있어서다. 성인용 아웃도어가 3~4년 전부터 등산복에서 일상복으로 옮겨간 데 이어 아동용 스키복도 일상복으로 바뀌는 추세다.

이마트에서 스키복을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 10월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아동용 스키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5%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아동 스키복 매출이 117.0% 증가했다. 반면 이들 대형마트에서 성인 스키복 매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 경기점 등 주요 점포에 지난달 중순 설치한 ‘스키시즌 매장’에서도 아동 스키의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8.9% 늘어났다. 백화점에 입점한 아동복 매장에서도 스키복이 잘 팔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아동 아우터류 중 스키점퍼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08년 5.7%에서 올해 겨울엔 19.5%로 높아졌다.

아동 스키복이 잘 나가는 이유는 스키·눈썰매장용이 아닌 일상용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경무 신세계 레저스포츠담당 바이어는 “부모들이 겨울철 야외활동 시 자녀들에게 입히는 옷으로 스키복을 첫손에 꼽는다”며 “튼튼한 원단에 보온성과 방수·방풍 기능, 세탁의 편리함 등으로 한참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입히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아동 브랜드들은 이런 수요에 맞춰 아동 스키복 물량을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휠라키즈 리바이스키즈 닥스키즈 티파니 등은 아동 스키복 품목 수와 물량을 작년보다 30%가량 늘렸다.

방풍·방수 등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가격은 일반 의류보다 20~30% 비싼 편이다. 아동 스키복 세트를 백화점에서는 20만~30만원대, 대형마트에서는 1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