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집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새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12일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가 기준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1931조120억원으로 나타났다. 2007년 말과 비교해 23.2%, 363조5172억원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시세는 변동률을 기준으로 보면 2007년 말보다 0.29% 하락했다. 그러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이 지속적으로 통계에 추가됐기 때문에 평균시세와 시가총액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각종 거래 활성화 정책에도 기존 주택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지역 아파트 가격은 떨어졌지만 지방 아파트가격은 상승했다. 경기도는 11.43%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서울도 6.70% 떨어졌다. 인천 아파트 가격도 5년 동안 1.17% 하락했다. 수도권 신규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는데다 기존 아파트 시세가 내림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전북과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각각 47.85%, 42.60% 상승해 5년 동안 가장 많이 올랐다. 부산지역의 시세 급등은 집중적으로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남 39.89%, 전남 33.40%, 제주 27.70% 등 다른 지역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들 지역은 기존 낡은 아파트 가구 수에 비해 많은 양의 신규 아파트가 입주했기 때문이다.

5년 동안 전국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161만2856가구로 집계됐다. 연도별 입주 물량은 2008년이 32만417가구로 가장 많았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호황시기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대거 입주했기 때문이다. 그후 금융위기를 거치며 물량이 줄어 올해는 2012년 17만7074가구가 입주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공급량은 회복돼 서울과 경기에서만 5년 동안 각각 14만5045가구, 35만1755가구의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아파트 시가총액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