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23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업종으로는 단연 정보기술(IT)이 꼽혀 IT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012년 한해 코스피는 갈짓자 걸음을 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1년 연말 지수가 1820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약 1년 동안 코스피는 7% 상승에 그쳤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이 지난 11월 말부터 진행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13년 코스피는 올해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글로벌 리스크의 여파가 지속되며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내년 코스피, '상저하고'…완만한 상승세

[2013 증시 대전망] "내년 코스피 2300 간다…1분기 저가매수"(종합)
20개 증권사들이 전망한 내년 코스피 최고치는 평균 2300선이었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가 1960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17% 정도의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기보다는 리스크를 하나씩 해소하는 과정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과거 급등장과 같은 높은 수익률은 기대歐� 힘들다는 얘기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급락장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내년에 장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지수 반등시 마다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했다면 내년에는 산업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종목을 조정시 마다 매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내내 시장을 괴롭혀온 유럽발(發) 재정위기 이슈나 선진국 경기회복 둔화 등은 내년에도 증시에 부담 요소로 꼽혔지만, 상반기 이후 이 같은 위험 요인들이 해결되면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가 이 같은 리스크로 상반기에는 부진하고 하반기부터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선진국의 경기 회복 지연과 함께 중국의 수요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는 저성장 패러다임 영역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내년 1~2분기가 증시 바닥이므로 이때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한해 증시는 살얼음을 밟듯 매우 불안한 상황(如履薄氷·여리박빙)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 미보유자라면 내년 1분기를 매수 시점으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에도 IT 계속 간다…삼성전자 '굳히기'

올 한해에는 상반기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하반기에는 '전차(전기전자·자동차)'가 시장을 이끌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주도주가 부상할까.
[2013 증시 대전망] "내년 코스피 2300 간다…1분기 저가매수"(종합)
[2013 증시 대전망] "내년 코스피 2300 간다…1분기 저가매수"(종합)

증권사들이 꼽은 내년 유망 업종으로는 단연 정보기술(IT)주였다. 20개 증권사 중에 15개 증권사(복수 응답가능)가 IT를 유망업종으로 제시했다.

스마트폰기기가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미국의 재정절벽 합의 진행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 개선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IT업종이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 하반기에는 부진했지만 점차 바닥을 찍고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정유화학주들은 6개 증권사의 추천을 받았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탄탄한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아시아 최대 석유제품 수입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고 연구개발(R&D) 성과에 따른 실적 모멘텀 및 노령화 수혜가 기대되는 제약·바이오주와 고급화 전략 및 내년 말 환율 안정 등이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주도 각각 5개와 4개 증권사의 추천을 받았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산업의 트렌드 변화와 신정부 효과에 주목하면 제약산업이 유망해보인다"며 "고령화시대 해결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내년 어떤 후보가 당선이 되든 새 대통령은 제약 산업을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꼽은 추천 종목으로도 IT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9개 증권사의 추천을 받으며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혔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플이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주도했던 혁신이 일상화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6표), SK하이닉스(4표), LG전자(3표)를 추천주로 선정한 증권사들도 많았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 모멘텀이 가장 강한 IT업종 중에서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나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등과 같이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중국 소비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오리온(2표)과 정부정책 집중으로 해외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한미약품(2표), 업황 반등이 기대되는 금호석유(2표)도 내년 유망주로 꼽혔다.

한경닷컴 김다운·이민하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