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국은행은 지난주 예금은행의 10월 가계대출 금리가 평균 연 4.84%라고 발표했어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그럼 실제 은행에 가면 이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을까요? 민효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조사역이 금융회사의 가중평균금리 통계와 금리결정 과정에 대해 설명합니다.

A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평균 대출금리와 실제 은행 창구에서 개인과 기업에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차이가 있어요. 대출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보죠.

○대출금리=자금조달 비용+가산금리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코픽스지수라는 말이 자주 언급됩니다. CD 금리와 코픽스지수가 대출금리를 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죠.

은행이 대출자금을 모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우선 가계나 기업으로부터 예금을 받는 방법이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자금을 모으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은행 자체적으로 CD나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끌어모으기도해요.

은행 입장에선 예금을 받거나 CD, 은행채를 찍어내는 데 비용이 들어갑니다. 때문에 은행이 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는 이 같은 자금조달 비용에 은행 자체의 이익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붙이죠. 즉 ‘대출금리=자금조달 비용+가산금리’라는 등식이 성립해요.

자금조달 비용을 측정하는 기준은 과거에는 CD 금리가 많이 쓰였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코픽스지수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코픽스지수는 CD뿐 아니라 예금 은행채 등 은행의 조달 비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지표예요.

○신규취급액 기준 vs 잔액기준

한국은행은 매달 금융회사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를 조사해 발표해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통화정책이 시장에 잘 먹혀드는지 점검하기 위해서죠. 예컨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 은행의 대출금리가 얼마나 내리는지 파악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기업이나 개인 입장에서 보면 금리 통계는 시장의 전반적인 금리 흐름을 알 수 있는 유용한 지표죠.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금리 통계는 ‘신규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 두 가지가 있어요. 신규취급 기준 대출금리는 은행이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새로 취급한 대출금리의 평균을 나타내요.

앞서 언급한 ‘가계대출 금리 연 4.84%’가 신규취급 기준이죠. 이 금리는 앞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는 개인이나 기업이 대출금리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는 잣대예요.

반면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은행이 월말에 갖고 있는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작성한 통계입니다. 개인이나 기업이 앞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참고하는 지표라기보다는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죠.

○개인 신용등급도 대출금리에 영향

10월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연 4.84%라고 하지만 실제 개인에 적용되는 금리는 차이가 있어요.

우선 대출 종류에 따라 금리가 달라집니다. 가계대출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보증대출 등이 있어요. 주택담보대출은 다른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반면 신용대출은 금리가 높아요.

10월 통계를 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3%, 신용대출 금리는 연 7.02%였어요. 금리 차가 2.79%포인트나 되죠.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담보가 있느냐, 없느냐에서 비롯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자의 주택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돈을 떼일 염려가 적죠. 그래서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요.

반면 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개인의 신용에 따라 대출이 이뤄져요. 은행 입장에선 위험도가 높은 대출이죠. 그래서 그만큼 대출금리도 높아져요.

또 신용대출은 개인의 신용등급이 좋을수록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신용등급이 나쁠수록 대출금리가 올라가요. 개인의 신용등급은 보통 1등급(최고등급)부터 10등급(최저등급)으로 나뉩니다.

민효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조사역

한경 · 한국은행 공동기획
문의 : 한은 홍보전략팀 02-759-4639

■ 독자퀴즈

은행의 평균적인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출하며, 가계대출금리 결정에 있어 기준의 하나로 자주 이용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① 양도성예금증서(CD) ② 코픽스 ③ 코리보(KORIBOR) ④ 통화안정증권

▷퀴즈 응모요령:‘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CGV 영화상품권을 2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제공 C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