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그동안 집값을 잘 깎아주지 않았던 대형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9·10 대책으로 시행됐던 취득세·양도세 한시 감면 조치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미분양 아파트의 막판 물량 털기에 나선 곳이 많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동작동에서 분양 중인 이수 힐스테이트 잔여가구 분양가를 3.3㎡당 100만~200만원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전용면적 84㎡형은 최초 분양가보다 4400만원, 108㎡는 7300만원, 133~141㎡는 최대 9000만원까지 각각 내려간다. 이 회사는 경기 수원시 광교택지개발지구에 공급하는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 분양가를 3.3㎡당 700만~800만원대에서 650만~750만원대로 내렸다. 이 단지는 중도금 50%도 무이자 융자해준다.

삼성물산은 인천 부평5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부평’에서 전용 114㎡형을 할인 분양 중이다. 동대문에 공급하는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에도 저층 미분양 물량 등에 비용 지원 등을 통한 할인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일산에 공급하는 ‘일산 아이파크’ 분양가를 기존 3.3㎡당 1400만원대에서 최근 1000만원대로 30%가량 낮췄다.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등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그동안 콧대가 높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이같이 적극적인 할인 마케팅에 나선 것은 시장 침체가 길어지는데다 세제 감면 혜택도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떨어진 곳이 많아 원래 가격을 고집하기 어렵다”며 “시기를 놓치면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연말까지 가능한 한 많이 팔려고 한다”고 전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