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SKT 가입자 9천555명 순증…KT·LGU+ 순감
KT "번호이동자 수로 출시 초반 성적 판단할 수 없어"

SK텔레콤이 아이폰5 국내 출시 첫날인 지난 7일 가입자를 1만명 가까이 늘리면서 경쟁사들을 압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7일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U+)로부터 2만1천461명을 유치하고 두 회사에 1만1천906명을 빼앗겨 가입자가 9천555명 늘었다.

반면 KT와 LGU+는 각각 8천436명, 1천119명의 가입자 순감을 겪었다.

7일 이통3사 간의 번호이동 건수는 모두 3만7천86건으로 아이폰5 출시 이전의 1.5~2배 수준이었다.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선전은 최근 번호이동 시장의 흐름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 번호이동시장에서 KT에 747명을, LGU+에 4천414명을 각각 빼앗겨 가입자가 5천161명 줄었었다.

SK텔레콤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한 때 아이폰을 국내에 독점 출시했던 KT에 상당수 고객을 빼앗겼으나 양사가 아이폰4S를 함께 출시한 후부터는 고객들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3GS 때 KT로 갔던 소비자들이 약정이 만료됨에 따라 SK텔레콤으로 돌아오는 '아이폰 연어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앞으로도 한동안 번호이동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번호 이동 흐름만으로 아이폰5 출시 초반 이통사의 성적을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존 아이폰 가입자의 상당수가 KT 가입자이며 기존 아이폰 이용자의 애플 충성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KT는 SK텔레콤보다 기존 아이폰 가입자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강조했다.

번호이동 집계에는 기기변경만 한 가입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KT는 "출시 첫날 아이폰5 개통자의 90% 가까이는 이동통신사는 그대로 두고 기기만 변경한 고객들이어서 번호이동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번호 이동자수 외에 자사 기기 변경자 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어느 쪽이 선전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폰 약정이 이미 끝났거나 조만간 만료될 KT의 가입자는 150만명 가량이지만 작년 3월 뒤늦게 아이폰을 취급하기 시작한 SK텔레콤 가입자 중에서는 당분간 아이폰 약정 만료 예정자가 없다.

다만 아이폰5 출시 초반 SK텔레콤이 번호이동에서 선정함에 따라 이통사의 보조금 출혈 경쟁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초반 번호이동에서의 승기를 유지하려는 SK텔레콤,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위기감을 느낀 KT와 LGU+ 등 이통사 간 경쟁이 과열되면 보조금 확대로 대응하는 이통사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