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를 서로 주장하며 VoLTE(롱텀에볼루션 네트워크를 이용한 음성통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도 같은 통신사 가입자끼리만 쓸 수 있는 ‘반쪽 시범 서비스’만 하고 있다.

KT를 포함한 국내 통신 3사가 모두 Vo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가입자들이 서비스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타사 가입자와 VoLTE 통화를 하려면 네트워크를 연동시켜야 하는데, 통신사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VoLTE 4개월째 ‘시범 서비스’

SK텔레콤은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에 VoLTE 시범 서비스 요금제의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당초 11월 말로 예정됐던 서비스를 내년 1월까지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LG유플러스와 KT는 이달 말까지 프로모션 요금제를 운영하기로 방통위에 신고한 상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7일 ‘세계 최초로 VoLTE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가 아니어서 ‘프로모션 서비스’라고 이름을 바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9월, 10월까지 프로모션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으나 다시 11월과 12월로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KT는 이달 말까지를 프로모션 기간으로 정했다.

◆망 연동 기술적 방식에 이견

4개월이 지났는데도 ‘정식’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같은 통신사 가입자끼리만 VoLTE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간 망 연동이 되지 않는 ‘불완전’ 서비스다. 이 때문에 정식으로 요금을 받지 않고 공짜로 한 달에 30~50분가량 VoLTE를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통신 3사는 VoLTE 망 연동을 위해 방통위와 8월부터 협의체를 만들고 회의를 하고 있다.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망 연동 방식이다. 다른 통신사 가입자 간 VoLTE 통화를 하려면 착·발신 휴대폰이 VoLTE를 지원하는지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화를 받는 사용자가 가입된 통신사가 VoLTE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KT는 전화를 거는 사용자의 통신사가 받는 쪽에 신호를 보내 VoLTE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주장하는 방식은 추가로 장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더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사업자의 자율로 연동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방통위가 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빨리 연동을 하는 것보다 서비스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6개월 이상 걸릴 듯

통신사 간 망 연동이 늦어짐에 따라 사용자들이 다른 통신사 가입자와 VoLTE 통화를 하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동 방식이 당장 결정되더라도 통신사끼리 망을 연결해 테스트 과정을 거쳐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시작 시점에 대한 의견도 다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동 완료와 함께 곧바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견인 반면 KT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화까지 끝낸 뒤 완벽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VoLTE

Voice over LTE. 롱텀에볼루션 네트워크를 이용한 음성통화. 현재 LTE 서비스는 음성은 2·3세대(G) 통신망을, 데이터통신은 LTE 망으로 주고받지만 VoLTE는 음성과 데이터 모두 LTE 망을 이용한다. 음성통화를 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주고받거나 동시통역을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