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포스코특수강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IPO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경기 둔화 우려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IPO 시장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된 탓이다.

이 가운데 올 들어 상장한 새내기주들 중에서도 불황 관련주들과 성장 모멘텀을 갖춘 중소형주들만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7개) 및 코스닥시장(19개)에 신규 상장한 회사는 26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개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수익률 성적표는 코스닥 상장사들 대비 초라했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사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평균 29.19%를 기록해 30%가까운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평균적으로 공모가보다 1.3% 낮은 수준의 주가를 형성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취업포털사이트 업체인 사람인HR은 공모가 대비 255.00% 증가해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불황기에 취업시장 경향이 변화하면서 취업지원 시장이 커지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 덕이다. 대선을 앞두고 일자리 정책 수혜주로 거론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증권업계에서는 풀이했다.

이와 함께 성장 모멘텀이 부각된 정보기술(IT)부품주군이 뒤를 이었다. 휴대폰용 카메라 부품 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나노스가 공모가 대비 124.29% 뛰어 우수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고화소폰 라인업 증가에 따라 수혜가 기대됐다.

디스플레이 부품업체인 아바텍의 경우 지난 6일 상장 후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 이후 약세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대비 80.16% 상승한 상태다. LCD 패널 유리식각과 인듐산화주석(ITO) 코팅 부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블릿PC 시장 성장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뒷받침했다.

유가증권 상장사 7개 중에선 AJ렌터카(39.00%), SBI모기지(38.14%)가 선전했다. 두 종목 모두 불황기 소비 사이클의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AJ렌터카의 경우 장기 리스를 통해 기업과 개인의 차량 유지비용을 줄이는 특성이 있고, 3년간 렌탈 기간을 거친 차량은 중고차로 매각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이 부각됐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힘입어 꾸준히 차량 보유대수를 늘려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포인트다.

일본 모기지뱅크인 SBI모기지(주식예탁증권)는 불황기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SBI모기지가 'FLAT35'란 장기고정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금리와 대손 리스크 및 조기상환 리스크가 없는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일본 내 모기지뱅크 리딩 회사로 한국 최초로 모기지뱅크 시스템을 도입하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밖의 5개 유가증권 상장사는 모두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