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수진 씨(35)는 자동차보험 만기를 앞두고 최근 인터넷으로 갱신을 신청했다. 설계사를 거치지 않으면 몇 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김씨는 “직접 해보니 보험료 할인폭이 10~20%나 됐다”고 전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보험료가 싸다는 소문에 30, 40대의 자발적인 가입자가 몰리고 있어서다. 온라인 보험은 설계사나 보험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 또는 전화로 가입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비중 매달 최고치 경신

지난달 국내 손해보험사가 거둬들인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1조952억원 중 온라인 채널 비중은 28.2%(3085억원)였다. 악사손해보험이 2001년 온라인보험을 첫 도입한 후 최고치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2011회계연도 차보험 시장은 13조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커지는 데 그쳤지만 온라인 채널은 3조2710억원으로 18.8% 확대됐다. 2012회계연도가 시작된 올 4월부터 10월까지 전체 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4% 위축됐는데도 온라인 시장만큼은 9.8% 커졌다.

온라인 차보험이 각광받는 것은 가격 경쟁력 덕분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15% 이상 할인해 주지만, 오프라인과 완전히 똑같은 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설계사 수당 등 사업비를 절감해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자동차 보험료를 세금처럼 여기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에서 온라인 상품의 저렴한 가격이 부각된 결과”라며 “경제난까지 감안할 때 향후 5년 안에 온라인 점유율이 영국처럼 40% 선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사들, 온라인 영업에 사활

온라인 사업 역량에 따라 손보사 간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별도 자회사(하이카다이렉트)에 맡긴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달 시장 점유율이 15.3%에 그쳤다. 작년 말(15.9%) 대비 0.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오프라인 영업만 하는 LIG손보 점유율 역시 답보상태다.

반면 온라인 사업을 적극 확대해온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 등은 약진했다. 특히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작년 말 15.6%에서 지난달 16.6%로 현대해상을 제쳤다.

일부 손보사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매출은 총 418억원이었고, 그 중 온라인 판매액 비중이 68.7%(287억원)에 달했다. 흥국화재의 온라인 판매 비중도 64.5%였다.

대형 보험사들도 앞으로 온라인 영업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지난 8월 ‘애니카다이렉트’란 온라인 차보험 브랜드를 선보인 삼성화재는 인터넷뿐만 아니라 콜센터를 통한 전화 영업도 검토 중이다. LIG손보는 내년 상반기부터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