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을 정하고 교양과목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기대가 큽니다. 대학을 나오진 않았지만 회사에서 인재로 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근무할 예정인 예비 신입사원 김현명 씨는 내년 2월 부평공업고를 졸업한 뒤 3월에 한화그룹 기업대학에 입학할 계획이다. 올 6월 고졸 공채로 뽑힌 그는 요즘 2주 일정의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받고 있다.

대기업 가운데 가장 앞장서 고졸 공채를 실시한 곳 중 하나인 한화그룹이 고졸 직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학을 설립했다. 한화그룹은 고용노동부 인가를 끝내고 확정된 교육과목과 과정으로 내년 3월4일부터 기업대학을 운영한다고 28일 발표했다.

기업대학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내 대학이다. 연평균 300시간 이상 교육을 해야 고용부의 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한화그룹의 기업대학은 경기도 가평의 한화인재경영원에 개설된다. 기업실무학과, 금융학과, 호텔경영학과, 건축학과, 경영학과 등 총 5개 학과가 있고 학과별 정원은 40명이다. 첫해 2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3년간 교육한다. 지난 6월 확정된 고졸 신규채용자 중에서 160명을 선발하고 기존 고졸 직원 중에서도 입학전형을 거쳐 40명을 뽑는다.

각 학과 학생들은 연간 3개의 전공 필수과목과 2개의 전공 선택과목을 들어야 한다. 영어와 문화개론, 심리학과 국제사회학 등의 교양 필수과목과 교양 선택과목도 하나씩 이수해야 한다.

사원들의 학비 부담은 전혀 없다. 산업인력공단에서 교육훈련비를 일정 부분 지원하고, 회사 측에서 나머지 수업료와 교재비 등을 부담한다. 교육 기간 중에도 봉급은 똑같이 나온다.

정하영 한화인재경영원 상무는 “기업들이 나서 고졸 사원을 뽑지만 이후 능력 개발을 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없어 사내 경쟁에서도 불리하다”며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고졸 인력들의 역량 개발을 통해 능력 중심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대학 3년 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5년의 근무연한 동안 기대성과를 충족하면 고졸 직원도 대졸 직원과 동일한 경력 경로를 밟을 수 있도록 직군 전환과 승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고졸공채 신입사원들은 다음달 7일까지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받고 기업대학의 학사 일정을 고려해 각 사에 배치될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