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인케와 글로벌벤처포럼 간 교류간담회는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인케 20개 지부 의장 및 회원들과 국내 중견벤처기업의 모임인 글로벌벤처포럼 회원 6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선 온라인 정보공유를 위한 두 단체 간 사설 홈페이지 제작, 글로벌 벤처포럼에 인케 의장을 정기 초청하는 사안 등 실질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인케 의장들은 주요 해외시장 현황 및 활동방향, 당부사항을 포럼 회원들에게 진솔하게 털어놨다. 특히 ‘유망 신시장에 대한 이해’란 주제로 벌어진 발표에선 신흥국 의장들이 연사로 나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시장 진출방안을 제시했다.

오동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지부 의장은 “남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 개척에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의장은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남미에 들어왔다가 실패한 것은 디폴트 등 금융불안 문제를 겪은 남미지역에서 자금이 부족해지자 빨리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성급한 마음을 앞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지 파트너를 발굴해 함께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자세를 갖는 게 남미시장에서 필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에서 빠른 속도로 정보기술(IT)산업 도시를 구축하고 있는 옌지 지부의 유대진 의장은 “옌지에는 월 60만원의 값싼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조선족이 많지만 한국 내 조선족과 똑같이 다뤄선 안 된다”며 옌지 내 조선족 인력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옌지 내에서는 사업 계약서도 법적으로 중국어보다 한국어로 된 것을 우선시할 정도로 한국 위상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전에 이 지역에 대한 준비차원에서 인케 옌지 지부와의 교류 및 정보공유를 통해 조선족 문화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뒤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이먼드 강 인케 미국 뉴욕지부 의장은 언어를 비롯해 미국의 다양한 문화적, 지역적 장벽에 대한 한국 벤처기업들의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고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강 의장은 “뉴저지는 IT와 제약 분야, 뉴욕은 자본투자나 최종 상품 마케팅 및 광고에 유리한 지역이라는 점을 알고 시장을 개척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전 지식이 있느냐 없느냐는 총에 총알을 장전하고 전쟁터에 나가느냐, 총대만 메고 가느냐만큼 큰 차이”라고 말했다.

정준 글로벌벤처포럼 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인케와의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벤처·중소기업들이 선진국과 미개척 신흥국에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