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년 만에 다시 14%대로 올라섰다. 환율 하락과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 판매 급증에 따른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9월 말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4.09%로 3개월 전보다 0.26%포인트 상승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작년 9월 14.1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의 기본자본(Tier 1) 비율도 11.03%에서 11.15%로 0.12%포인트 높아졌다. BIS 비율과 기본자본 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과 비교해 위험한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하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좋아진 이유로 환율 하락과 적격대출 급증을 꼽았다. 외화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감소하고 주택금융공사로 적격대출 채권이 넘어가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형태로 유동화되면서 위험 가중 자산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올초 출시한 적격대출은 누적액 기준으로 최근 1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들의 위험 가중 자산 증가폭은 2분기 21조원에서 3분기 3조6000억원으로 크게 둔화했지만 자기자본은 당기순이익과 후순위 채권 발행으로 3조4000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BIS 비율을 보면 가장 높은 곳은 씨티은행으로 17.38%였다. 이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16.01%)·부산은행(16%)·신한은행(15.41%)·제주은행(15.06%) 순이었다. BIS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기업은행으로 11.78%였다. 권창우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아직 불안하고 새로운 건전성 규제인 바젤Ⅲ가 도입되면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자본 적정성을 지속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