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집권 후 금융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엔화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엔화 약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내년에 달러당 90엔대까지 엔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엔화 약세를 점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아베 총재의 공약이다. 다음달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약속하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작년 10월 말 달러당 75엔대까지 올랐던 엔화 가치는 최근 82엔대 언저리로 내려섰다.

일본 경제를 떠받치던 경상수지가 지난 9월 3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도 엔화 약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달러가 줄어든 만큼 엔화 환전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당분간 경상수지의 주요 부문인 무역수지가 대규모 흑자로 반전될 가능성도 낮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이를 근거로 “수개월 내에 엔화가 급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