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방향성을 잃은 시장에서 '12월 효과'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말 우호적인 계절성 수급에 대한 기대감과 대외 리스크에 따른 우려가 맞서는 중이다.

28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는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로 전날보다 16.94포인트(0.88%) 떨어진 1908.26을 기록중이다.

미국 재정절벽과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여전히 먹구름을 드리운 가운데 증시는 그나마 12월을 앞두고 '산타랠리'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보는 모습이다.

12월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다. 산타랠리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매년 12월 주가는 다른 달에 비해 상승률이 높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2월 상승률은 2000년부터 코스피의 월평균 등락률인 0.68% 대비 2000년부터는 1.06%포인트, 1000선을 넘어선 2005년부터는 2.16%포인트를 초과했다.

연말을 맞아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이 도래한다는 점과 윈도 드레싱 효과, 내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 등이 맞물려 이 같은 12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상으로도 대차잔고가 줄어들면서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에 따른 매수세가 기대된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절성이 뚜렷한 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12월 자금 순환은 시장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12월 시장 흐름은 지난 10월과 11월의 부진함을 만회하는 양호한 흐름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11월 대비 12월에는 대차거래 잔고가 분명히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2012년 들어서 급격하게 증가한 대차잔고는 12월 들어서 감소할 개연성이 높아 수급측면에서는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당 이벤트에 따른 프로그램 차익 매수도 우호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0~2011년의 12년 동안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2월에 평균6700억원이 유입됐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상장기업 대부분이 12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배당 이벤트가 12월에 예정돼 있다"며 "이로 인해 12월에는 차익성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다만 수급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대외 상황에 대한 리스크는 1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글로벌 이슈 흐름에 따른 변동성에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12월 주식시장이 산타랠리의 성격을 띈다면 그 이유는 극적인 배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즉각적으로 경기와 기업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한된 상태에서 투자자의 기대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예상 밖의 재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매수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재정감축에 대한 미 의회의 정치적 합나 4차 양적완화정책 등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인데, 연말까지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판단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12월에도 미국 재정절벽 문제가 시장의 상단을 제약하고 하단을 위협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방향성을 설정하기보다는 박스권 흐름의 연장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