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내년도 저성장에 대비해 비상 경영의 수위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그룹들이 내년 경기 전망을 'L자형' 장기 불황 모델의 저점에 놓고 고강도 긴축을 기조로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관성적인 비상 경영 수준을 넘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다음달 5일께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내년 업무 계획을 최종 확정한다. 이번 회의에선 주요 계열사별 실적이 보고되고 그룹 차원의 경영 계획이 큰 틀에서 결정된다.

롯데는 비상 경영의 기조는 유지하더라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투자를 계속할 방침이다. 다만 사업의 우선 순위를 확실히 해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도 꼭 필요한 부분에 한해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신세계의 경우 다음달 초 인사를 앞둬 아직 구체적인 경영 계획을 마련한 상황은 아니다. 신세계는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후 곧바로 내달 중순께 사장단 회의를 열어 내년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릴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워낙 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경영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이라며 "큰 틀에서 지금까지의 비상 경영, 긴축 경영을 넘어서는 장기 불황에 대비한 극도의 저성장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에 진행중인 사업이 많아 투자는 올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의 올해 투자액은 1조2000억 원 안팎이다. 내년 투자액은 1조5000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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