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들 말조심하는 분위기네요."

안철수 후보의 대선후보직 사퇴 여파로 주가가 곤두박질 친 안랩은 26일 하루 종일 침묵에 잠겼다.

경기 판교 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안랩 본사 로비는 평소와 달리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널찍이 마련된 대화 공간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안랩 관계자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개발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며 "월요일이기 때문에 회의가 몰려있는 데다 사업 계획을 작성하는 기간이라 조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발표 이후 이날 처음 열린 주식시장에서 안랩은 전일보다 15% 급락한 3만525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정치 테마주를 노린 투자자들의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꾼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이 많은 손해를 볼 것 같다. 누구한테 하소연하고 보상 받아야 하나.'(아이디 lao***), '개미들의 공동묘지가 된 안랩. 처음 산 주식이 안랩인데,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아이디 sse***), '네이버 안랩 주식 게시판을 보니 안랩 주주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아이디 pye***)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홍선 안랩 대표는 지난 24일 안 후보의 사퇴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때 존경받는 국민기업이라고 치켜세우다가 부도덕한 기업이라고 끌어내리는 현실"이라며 "저희(안랩)는 변한게 없다. 밤낮으로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직원들을 모욕하지 말아달라. 국가가 필요하면 대가없이 밤을 새웠던 직원들"이라고 적었다.

또 "안철수 박사가 홀로 포탄을 맞으면서 서 있는데, 오랜 지기로서 가슴이 아팠다"며 "멀리 떨어져 있어야만 하는 저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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