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재테크’를 주창하며 스타 강사로 떠오른 권영찬 대표(44)는 눈코 뜰새없이 바빠 보였다. 인터뷰 당일에도 기업 강연을 다녀온 길이었다.

권영찬닷컴은 홍보·마케팅, 행사 및 이벤트 진행 등을 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유명한 이유는 권영찬 대표를 비롯한 인기 강사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 대표와 이호선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개그맨 인기강사 최형만, 윤석주 등이 권영찬닷컴의 간판 강사진이다.

권 대표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자체 창업센터에서 강연을 시작해 강연경력이 10년에 이른 베테랑 강사다.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행복재테크라는 지론을 전파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999년 처음 창업한 이래 시작한 모든 사업은 성공을 거둔 그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소송의 여파로 사업이 중단되고 30억원을 들인 대규모 투자가 크게 실패하면서 좌절의 나락에 빠진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일.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재기에 나서게 된다.

◆개그맨이지만 사업에서 대성공 거둬

“방송은 좋아하는 일인데, 비즈니스 쪽으로 더 잘 풀렸습니다.”

권영찬 대표는 KBS 공채 9기 개그맨이다. 90년대 KBS 인기 프로그램인 ‘한바탕 웃음으로’에서 김수용, 김생민 등과 함께 활동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MC로 다양한 정보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자신의 재능을 사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99년 노량진에서 개업한 레스토랑 겸 바 ‘권영찬의 짝궁뎅이’는 B급 상권에서 시작했으나 2년만에 대성공을 거뒀다.

2002년에는 개그개그 피씨방이라는 브랜드로 피씨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큰 성공을 거둔다. 순이익이 월 3000만원씩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경기도 소상공인센터에서 상도 받았다.

성공적인 창업을 하자 지자체로부터 창업강사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아 2003년부터 강사로 나섰다. 서울시나 경기도에서 주최하는 창업설명회에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사업과 강연, 방송출연으로 너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2005년 승승장구하던 인생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어요. 너무 억울했습니다.”

◆무죄판결 받았지만 30억 투자 실패에 가정파탄 위기까지

2년간의 소송전 끝에 결국 권 대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연예인이었던 권 대표가 성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관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떠나가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체도 부도가 났고, 인간관계도 많이 망가졌다.

“아내가 저를 믿어주지 않았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마지막까지 저를 믿어준 아내가 감사했어요.”

당시 오랜 기간 사귀어 왔던 지금의 아내는 권 대표를 끝까지 믿어줬다. 덕분에 소송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인 2007년 결혼에 골인한다.

화려하게 재기하고 싶었지만 너무 다시 시작하고 싶던 방송일은 금방 다시 중단된다.

2007년 그해 12월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다 세트장이 무너지면서 2m 높이에서 떨어져 6개월간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심했지만 재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방송일로 돌아온 터라 다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괴로웠다.

재기의 가장 큰 걸림돌은 투자실패였다.

주식투자에 재능이 있던 권 대표에게 사업을 하던 지인이 M&A에 투자해보라고 권유를 했다. 자신의 투자감각을 믿었던 권 대표는 지인과 그의 제안을 꼼꼼히 따져본 후 확신을 갖고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가진 돈과 주변 지인들에게 빌린 돈에, 집까지 담보로 잡아 투자액이 무려 3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투자한 회사가 상장폐지되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은행이 압류를 할 상황에서 아내가 가진 약간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혼결정까지 했다.

결국 재산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재결합하고 지금은 자녀를 낳아 잘 살고 있지만, 권 대표는 이때의 일이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한다.

“한 여자랑 두 번 혼인신고를 해보니까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지더라구요. 아내에게 약속했습니다. 절대 울리지 않고 웃게 해주겠다구요. 또 아내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난 무조건 용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장인, 장모님께 잘 해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재기의 힘은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은 덕분

“너무 큰 일(소송)을 한번 겪었기 때문에 투자실패는 오히려 큰 어려움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승부를 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권 대표는 다시 방송일을 시작했고, 강연도 다시 하기 시작했다. 한달에 30만원을 채 벌지 못하는 라디오게스트로 시작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재기를 준비했다.

사업과 강연, 방송일로 10여년을 정신없이 살다 예기치 못하게 하던 일을 쉬었던 터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에 정신없이 일로 뛰어들었다.

불행을 겪었지만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로 뛰어다니자 탄탄했던 인적 네트워크가 복구됐다. 빚을 채 다 갚기도 전에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권 대표는 시각장애인 개안수술을 후원하고 새터민 시설 등에 ‘사랑의 떡 보내기’, ‘사랑의 피자 보내기’ 등을 하며 주변을 돕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돈 대신 자신이 지정한 곳에 후원을 해달라는 조건으로 광고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제가 버는 10분의 3은 다른 분들을 위해 쓰는 것으로 정해뒀어요.”

이렇게 주변을 돕는 일에 열을 올리자 주변에 좋은 사람도 모이고 사업도 잘 되기 시작했다.

한 웨딩컨설팅 업체와 함께 일하다가 대표의 자리까지 올랐다. 주식투자도 전문가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본 궤도로 돌아오는데 힘이 됐다.

권 대표는 모질었던 실패의 경험이 결국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제가 아이를 키워보니까, 걷다가 자꾸 넘어져요. 제대로 서지 못하던 아이가 어느새 조금씩 걷더니 이제는 뛰어다녀요. 그러다 한번 넘어지고 나니까 이제 자기가 조심을 해요. 우리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어요.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하면 결국은 좋은 일이 다시 일어나게 됩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