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정보기술(IT)주 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연말 쇼핑시즌 기대가 IT주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최근 관련주들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 등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대안을 찾아볼 만한 시점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26일 삼성전자는 장중 최고가를 경신한 후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만8000원(1.95%) 내린 140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144만3000원까지 뛰어 최고가를 재경신한 후 하락전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9.69% 뛰었고, 이날 엿새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매 추이 등에 비춰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되 매매 전략은 조정 시 매수 관점으로 낮춰 잡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7월 이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꾸준하게 사들이고 있지만 전체 매수액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전자 시총 비중보다 여전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매매 대상을 찾는 투자자들의 경우 이익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는 대형주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이에 4분기 예상이익 비중이 시총 비중을 웃도는 대형주로 현대차, 기아차, SK, 현대모비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기업은행, KB금융, GS, LG를 꼽았다.

또한 미국 연말 소비 특수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기반영된 시점에서 향후 한국의 계절적 소비 특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한국도 미국 만큼은 아니지만 '파워 세일'이란 연말 특수가 있다"며 "미국 연말 소비 특수에 대한 기대도 좋지만 계절적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한국 내수 종목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의류를 포함한 준내구재 소비의 20% 이상이 11~12월에 집중되고, 올해는 작년보다 낮은 기온과 지연된 소비 영향으로 관련주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백화점, CJ오쇼핑, LG패션 등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계절성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기 보다는 내년 5월께까지 주식을 안고 가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10월에 사서 5월에 팔라'는 미국 증시의 격언은 한국 증시에도 적용 가능한데, 재정절벽과 관련해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1분기까지 미 경제지표의 양호한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계절성을 사자는 전략 측면에서 11월은 끝이 아니라 승부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주식을 보유하는 전략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증권은 금융위기 이후 최근 3년간 미국 경제지표의 계절성이 보다 뚜렷해졌다고 풀이했다. 4분기와 1분기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고, 2~3분기에는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현상이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지표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말 증시, 삼성전자 밖에는 없나?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