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후보가 사퇴를 결정했을 때 '안철수 테마주(株)'의 하한가 행진이 가장 먼저 걱정되더라구요."

여의도 증권가(街)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20~3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일명 '아름다운 불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의 결정은 증시에선 사실상 '하한가(가격제한폭)' 그 이상의 의미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안 후보의 사퇴 결정 이후 첫 거래일인 26일 오전 11시4분 현재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6200원(14.96%) 폭락한 3만5250원을 기록 중이다.

안랩의 이날 최저가에 팔려고 내놓은 하한가 매도잔량도 60만주를 웃돌고 있다. 현재까지 거래량은 6만여주. 앞으로도 '하한가 행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테마주로 불리는 솔고바이오, 써니전자, 미래산업, 우성사료 등 역시 일제히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이와는 반대로 안 후보의 불출마로 급부상한 박근혜 테마주는 동반 상한가로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엇갈린 테마주의 모습을 본 뒤 '증시는 이미 대선 구도'라고까지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유일한 경쟁자로 떠오른 문재인 후보 테마주의 움직임은 어떨까. 이들 테마주도 일제히 뛰어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최근 한 달 간 주가 흐름에서 박근혜 테마주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테마주의 경우 대선을 30일 앞둔 지난 19일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했는데 실제 대유에이텍과 서한, 비트컴퓨터는 19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올랐다.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EG 역시 20일부터 매일 오름세다.

문재인 테마주의 경우 단일화 구도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왔다. 지난 18일 단일화를 위해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리고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TV토론을 한 21일 이후인 19일과 22일 단 하루 '반짝 상승'을 시도했을 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두 테마주의 등락 여부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왔다. 19일부터 다시 오른 서한과 비트컴퓨터는 5거래일동안(23일 기준) 각각 7.84%, 9.98% 상승했고,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티 EG는 1~2% 이상 올랐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생명과학우리들제약은 지난 19일부터 최근까지 닷새 동안 약 20%대의 주가하락률을 나타냈고 바른손과 유성티엔에스 등도 10~15%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