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변속기 차량을 오늘 처음 경험해봅니다. 처음엔 시동도 꺼뜨리고 난감했는데 하루종일 교육을 받으니 그새 손에 익었어요. 정말 재미있네요.”

경기도 안산스피드웨이에서 쌍용자동차가 지난 17일 진행한 ‘코란도C M/T(수동변속기) 드라이빙 스쿨’(사진)에서 만난 이현수 씨(32)는 엄지를 들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와 함께 서킷 주행을 마친 다른 참석자들도 “재밌다” “생각보다 쉽다”며 미소를 지었다. 쌍용차는 자동변속기에 가려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수동변속기 모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곽용섭 쌍용차 팀장은 “10단 자동변속기가 등장하고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각광받는 시점에서 수동변속기는 어찌 보면 구식”이라며 “하지만 자동변속기보다 연비효율이 좋고 운전자가 차를 직접 통제하며 다이내믹한 주행을 할 수 있는 수동변속기는 고유가 시대에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45명이 참석했다. 오전 기초교육은 이론교육과 경사로 주행, 슬라럼(장애물) 주행 등으로 구성됐다. 전현직 레이서 출신의 전문 강사가 충분히 설명을 해줬지만 참가자들은 “울컥! 퍽!” 소리를 내며 차량의 시동을 꺼뜨렸다. 하지만 반복적인 연습과 경사로, 슬라럼 주행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점차 수동모델에 익숙해졌다.

오후에는 서킷 실전 운전교육이 실시됐다. 먼저 전문 강사가 동승해 코너별 제동과 변속 방법을 시범적으로 보여줬다. 초반 직선구간을 지나자 헤어핀(U자형 커브길) 코스가 나왔다.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밟고 3단에 물려 있는 변속기를 2단으로 내리자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며 감속이 됐다. 변속감이 부드럽다. 헤어핀을 빠져나와 가속페달을 밟고 RPM(분당엔진회전수)을 끌어올린 다음 다시 3단에 놓고 달렸다. 다른 코너들도 2~3단을 오가며 공략해갔다. 재미있었다. 엔진 회전수를 운전자가 직접 컨트롤하며 달리는 것은 자동변속기에선 맛볼 수 없는 것이다. 변속은 분명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만큼 차와 하나가 돼 달릴 수 있다. 연비도 자동변속기보다 우수하다. 수동 모델인 ‘코란도C CHIC’의 공인연비는 20.1㎞/ℓ(구연비기준)다.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가격도 자동변속모델보다 167만원 싼 1998만원이다. 곽 팀장은 “코란도C 구매고객 가운데 수동 모델을 선택하는 고객 비중은 15%가 넘는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앞으로 렉스턴W를 제외한 전 라인업에 수동변속 모델을 갖춰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안산=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