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상속 받아서 평균 단가 11만2700원에 2억5000만원 가까이 투자했습니다. 자살하기 일보 직전입니다.”(안랩 종목 게시판)

“이게 꿈이냐 생시냐…꿈이길 바란다.”(미래산업 종목 게시판)

26일 한 인터넷 주식 포털 사이트의 안철수 테마 대장주 ‘안랩’ 게시판은 탄식과 후회의 글들로 도배됐다. 1200개가 넘는 ‘주(株)티즌’의 글이 폭주했고, 게시판 방문자는 1만명이 넘었다.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돌연 사퇴’를 비판하고 안씨를 원망하는 주티즌의 글들이 줄을 이었다. 아이디 ‘주***’는 “‘지나온 다리를 불살랐다’는 말을 믿었다”며 “정말 끝까지 갈 것이라는 의미로 들었는데 소송감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당 5000원이 적정가” “최소 2만원까지는 하한가”라며 안랩이 몇 번이나 더 하한가를 맞을지에 대한 예상과 안랩의 적정 주가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무리한 투자로 투자금을 잃었다는 ‘신세한탄’성 글도 많았다. 아이디 ‘k***’를 쓰는 주티즌은 “현재 -62%, 내 전세금 돌려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아이디 ‘스카***’처럼 “나처럼 16만원에 매수한 사람 또 있냐”며 비슷한 처지의 주티즌을 찾는 내용도 있었다. 탐욕을 반성하는 글도 올랐다. 한 주티즌은 “자신의 욕심을 생각하지 않고 주가 떨어지는 것을 누구 때문이라고 원망하는 사람은 주식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산업 써니전자 오픈베이스 등 줄줄이 하한가로 떨어진 안철수 테마주 종목 게시판의 분위기도 안랩 게시판과 비슷했다.

반면 이날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한 EG 보령메디앙스 등 박근혜 테마주와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 등 문재인 테마주의 종목 게시판에는 주가 상승을 기뻐하는 주티즌의 글들이 올랐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내용과 ‘추가 매수’가 가능할지 의견을 묻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