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내수주 랠리에서 소외됐던 백화점주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백화점 매출이 추워진 날씨 등의 요인으로 이달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백화점의 11월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주는 지난 9일을 전후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9일 33만3500원이던 롯데쇼핑은 23일 35만5000원으로 장을 마쳐 이 기간에 6.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2.27%, 현대백화점은 13.96% 올랐다.

백화점주는 지난 6월부터 월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면서 조정을 받았다. 유럽 재정위기, 국내외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게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날씨가 추워져 의류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11월 백화점 3사의 매출 증가율이 1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11월 한 달 실적만 보고 백화점 매출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백화점 3사의 월별 매출 증감을 보면 11월 한 달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며 “작년 11월 날씨가 유달리 따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12월의 백화점 매출은 11% 증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번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면 이는 작년 11월 부진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볼 수 있다”며 “대신 다음달에는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백화점주가 내년에는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올 4분기에 백화점 3사의 기존점 매출이 2% 이상 증가하면서 내년에는 각 회사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