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기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최신원 SKC 회장(사진)이 세계 고액 기부자 모임의 한국 대표가 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세계공동모금회(United Way Worldwide·UWW)가 발족한 세계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받았다. 최 회장은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아너소사이어티 고액 기부자 클럽 총회에서 위촉장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초대 대표로도 추대된다. 최 회장은 “세계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받아 UWW 이사에 오를 자격도 갖췄다”며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미국 아파트 개발·관리 업체인 웨스턴내셔널그룹의 마이클 하이드 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세계리더십위원회는 기업가들의 고액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모임이다. 총 12~15명의 위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며, 최 회장은 현재까지 유일한 아시아 국가의 위원이다. UWW 관계자는 “회원국인 41개 국가의 고액 기부자 명단을 정리하고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펼친 활동과 역할 등을 감안해 위촉을 결정했다”며 “최 회장은 한국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며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말했다.

세계리더십위원회 위원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공동모금회에 10만달러(1억800만원) 이상을 기부한 고액 기부자여야 한다. 또 세계공동모금회 활동에 적극적인 다국적 기업 회장급이어야 하고 교육과 소득, 건강 증진 사업뿐 아니라 고액 기부자 프로그램 확장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최 회장은 꾸준한 기부로 2008년 대기업 회장으로는 처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멤버로 가입했다. 2009년에는 미국 경제 주간지인 포브스 아시아판이 선정한 ‘기부 영웅’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SK그룹의 연고지가 수원인 점을 고려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고 있다. 최은숙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한국공동모금회에서 최고액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올해 모금회 기부만 4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세계리더십위원회는 자산가들의 선(善)을 극대화하고 그에 대한 의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발족한 만큼 위원들은 자신의 재산과 지식, 인맥을 동원해 세계 각국 고액 기부자 수를 늘리는 활동을 펼쳐야 한다. 내년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토크빌리더 모임뿐 아니라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에서 고액 기부자들이 공익을 증진시키고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최 회장은 “나눔은 이제 일상이고 습관이 됐다”며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선친(故 최종건 회장)의 철학과 가르침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