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용병팀’이 화제다. 팀 이름도 생소하고 사내 외국인 임원이 모두 참여해 이목이 쏠려 있다. 게다가 사내 핵심 업무를 맡고 있어 드림팀이라는 말도 나온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주인공은 ‘차세대 EVEN개발팀’. 작년 말 처음 생겼을 때 명칭 때문에 사내외에선 갖가지 추측이 제기됐다. 평형이라는 뜻을 가진 ‘even’에서 손익분기점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고 차세대라는 단어 때문에 ‘even’이 신소재 이름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정답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만드는 공정과 관계가 있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기판에 앉히는 ‘증착’(evaporation)과 밀봉하는 과정인 ‘박막 봉지’(encapsulation) 공정에서 앞의 두 글자를 따 ‘ev+en’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인원 구성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전체 1000명이 넘는 이 팀의 팀장만 한국인이고 나머지 임원이 모두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임원 120명 중 3명인 외국인 임원이 모두 이 팀에 속해 있었다. 3명 모두 상무급 연구위원으로 증착과 봉지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제조 과정에서 증착과 봉지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임원 수를 늘려왔다.

미국 출신인 마틴 로젠블럼 상무를 2010년에 영입한 데 이어 지난해엔 일본인 이이노 쇼이치 상무를 데려왔다. 지난 6월엔 오카다 히사시 상무를 스카우트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기초 소재 연구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외국인 임원들의 여러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