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는 이제 아시아에 감사해야 한다.”

과거 한국 선수들이 대거 LPGA투어에 진출하자 ‘아시아 선수들이 투어를 망친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시아가 투어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AP통신의 유명한 골프 칼럼니스트인 더그 퍼거스는 21일 주요 선수들과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 등을 인터뷰한 뒤 “글로벌투어가 된 LPGA투어가 미국 프로스포츠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캐리 웹(호주)은 “신인 때 34개 공식 대회 중 미 본토 외에서 열린 것은 4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27개 대회 중 12개가 미국 밖에서 열렸다”며 “LPGA 이사회 멤버로 일하면서 아시아가 투어를 유지하는 활력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미국에 돈이 있었으나 현재는 아시아에 돈과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커(미국)는 더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LPGA투어는 중요한 전환점에 와 있다. 아시아가 없다면 LPGA투어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아시아 국가에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LPGA가 영어를 못하면 벌칙을 주려 했던 시절이 있었으나 하나은행을 서브스폰서로 두고 있는 커는 지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선수들도 아시아 대회를 선호한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다 특급호텔 숙박이 무료로 제공되고 컷 탈락 없이 대회가 진행돼 출전만 하면 상금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PGA는 내년에 중국 베이징 근처에서 투어가 신설돼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7개국에서 대회가 개최될 전망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