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또 불발…유로존 재무장관 26일 재협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21일 그리스에 440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집행할지 여부를 또다시 결정하지 못했다. 그리스는 단기 채권을 발행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간신히 면하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 뒤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오는 26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대부분의 합의가 끝났고 기술적인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일 오후 4시 시작한 회의가 21일 오전 4시까지 이어졌음에도 결론이 나지 않자 시장에서는 “구제금융이 집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유로그룹은 지난 12일에도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구제금융 집행 여부와 함께 논의된 그리스의 부채 감축 방안도 주요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90% 수준인 그리스 국가부채를 120%까지 낮추는 기한을 기존 2020년에서 2년 연장해주는 안은 IMF가 반대했다. 유로존 각국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이자를 연 1.5%에서 연 0.25%로 낮추는 안은 독일 등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11일 IMF 등 채권단이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한 긴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달 중 구제금융 집행 기대가 높았지만 이날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