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선우 씨(54·홍익대 교수)가 서울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씨는 절제된 필치로 동양적인 정취를 그려내는 ‘여백미의 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과 예총 예술문화상을 받은 그는 한국 전통 산수화의 맥을 잇는 대표 작가로 화선지에 수묵담채, 모노톤의 먹과 차분한 갈색을 활용해 고졸한 미를 창조한다.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사계절의 하모니’. 일상 풍경 속에서 스러져가는 삶의 흔적과 조각조각의 이미지를 숙성시켜 재조합한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사계절의 변화를 중심으로 인간의 내면과 자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눈덮인 들판 한가운데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집 한 채와 참나무를 그린 ‘가을 이야기’(사진)는 한가로운 시골의 오후를 옮겨놓은 듯하다.

이씨는 “여행을 다니며 풍경 속에서 사색하고, 걸러진 명상적 이미지를 시처럼 그리고 싶다”며 “여백은 그림의 목적이자 명상의 영역이며 내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02)733-1045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