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권거래소들이 경쟁력과 성장성을 갖춘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주식예탁증서(DR) 발행포럼'에 참가한 미국, 일본, 런던 등 해외 증권거래소 관계자들은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IT 기업 유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야슈유키 코누마 동경증권거래소 신규상장부문 상무는 "최근 한국 IT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일본 진출을 희망하고 일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의향이 있다면 DR 상장이 좋은 대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마크 이예키 뉴욕증권거래소 아 · 태지역 담당 상무 역시 "미 '잡스액트(신흥 중소기업 육성법)' 통과로 연 매출이 10억달러 미만인 ECC(이머징그로스컴퍼니)들이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른 수혜를 한국 중소기업들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한국 IT 중소기업들이 DR 상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런던거래소의 경우 IT 기업들과 함께 주요 대기업집단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도와 중국 기업들에 비해 한국기업들의 해외 증시 상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로는 정보의 접근성 부족 등이 꼽혔다.

마크 이예키 상무는 "2006~2007년에 걸쳐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장 관련 규제가 많이 완화됐다는 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잡스액트를 도입하면서 최근에는 미국 일반회계(GAAP) 뿐만 아니라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기업 역시 상장을 허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에 런던거래소 아시아 담당 부장은 "한국 기업, 특히 IT기업의 경우는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와 인프라가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전 세계에서 입지를 구축하는 시기가 되면 런던거래소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외 거래소의 DR 상장 심사 시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의 차별이 없기 때문에 비상장사인 중소기업들도 해외 DR 상장의 길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 시에 부장은 "런던거래소 DR 발행 심사 과정에서는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은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