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증시에 상장한 56개 주식예탁증서(DR)의 80%가 한국기업들의 경쟁자인 브릭스(BRICs) 기업들이었고, 절반 이상이 중국과 인도기업이었습니다. 국내 중견기업과 강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DR 발행을 통한 자본조달을 추진한다면 중국과 인도기업 못지 않은 성공사례가 나올 것입니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해외 DR 발행포럼에서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위대한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해외로 눈을 돌려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해외 DR은 해외투자자의 편의를 위해 국내에서 증권을 보관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발행, 유통시키는 증권이다.

미국 '재정절벽' 리스크 확대와 중국 성장세 둔화 등 대외 악재 속에 한국기업들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미국 3차 양적완화(QE3)와 유럽 국채매입프로그램을 통해 풀린 막대한 유동자금을 노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DR이 국내기업의 자본조달 창구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사장은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 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중국과 인도기업들 역시 크고 유명한 기업들만이 DR 상장에 성공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이에 못지 않은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들이 해외DR 발행 시 필요한 정보를 얻고 효과적이고 유리한 의사결성을 할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DR 발행의 '토탈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고, 유망 기업들이 세계 진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뉴욕증권거래소, 런던증권거래소, 동경증권거래소 관계자를 비롯해 150개사, 23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